[벼랑끝 현대차파업]2차 합의안 살펴보니…노조가 얻은것도 많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현대자동차노조가 14일 노사가 합의한 2차 합의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갖는 가운데 조합원 일각에서 합의안을 두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12일 밤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7만2000원 인상(기존 개인연금1만원 기본급 전환 포함),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에 2차 잠정합의했다.표면적으로 보면 1차 합의안과 비교하면 기본급이 4000원 오르고 재래시장상품권 30만원이 더 올랐다. 1차 합의안의 부결 이후 노조가 파업을 벌이면서까지 얻은 결과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노동무임금원칙을 적용하다보니 노조가 올해들어 벌인 24차례의 파업과 특근, 잔업거부 등을 감안하면 임금손실도 적지 않아 이같은 불만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2차 합의안을 자세히보면 노조와 조합원으로서는 기대했던 이익이 조금 줄어들었을 뿐이지 손실을 입었다고 볼 순 없다. 이미 1차 합의안으로 1인당 성과급 지급규모는 1800만원에 이른다. 1인당 평균 300만원 가량의 임금손실이 났다고 하지만 향후 조업 재개시 잔업과 특근 등이 이루어지면 대부분 손실을 보전 받는다. 2차 합의안에서는 수치로 따지기 어려운 노조의 성과도 있다. 교대근무조의 휴일생산특근개선지원금은 현재 13만6000원에서 15만원으로 오르고 상시주간조와 상시1조도 3만5000원에서 5만원으로 올랐다. 또한 회사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장했다가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철회 입장을 밝혔고 재협상 과정에서는 "다시는 거론하지 않겠다"고 했다. 연공서열형의 임금체계를 성과와 연동하려는 회사의 방침도 "노조와 합의되지 않으면 시행불가"라는 조항을 합의했다. 노조측은 "기득권이 저하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절대 합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현대차노사가 임단협 협상을 벌이고 있다[자료사진]

노사는 2012년 이후 해결하지 못한 조합원들에 대한 손해배상 9건과 가압류 4건을 취하하기로 했다. 취하 예정 손해배상 및 가압류 대상자는 모두 17명이며, 가압류 금액은 51억원에 이른다. 노사는 나머지 10여 건에 이르는 손해배상 및 가압류도 철회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사측이 제기한 손해배상 및 가압류 대상은 회사 생산라인을 불법으로 멈추거나 허가되지 않은 집회 등에 참여한 전 노조간부와 조합원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요구한 해고자 2명의 원직 복직안은 내년 노사협상 전까지 해결하거나 내년 교섭에서 다시 다루기로 했다.아직은 물량이 많지 않은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관련 조합원의 고용안정을위한 대책위도 구성키로했다. 대책위에는 노사 동수로 8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다. 친환경차(하이브리드자동차, 플러그인하이드리드자동차 제외)물량이 국내 공장 사업계획이 10만대를 초과하면 대책위 산하에 연구분과위와 현장분과위를 구성키로 했다. 비(非)생산직인 일반직과 연구직의 조합원 자격유지도 가능해진다. 2000년 6월 이전 입사자 가운데 기술직에서 일반직이나 연구직으로 직군이 전환되는 대상자 가운데 2012년 단체교섭합의시 누락된 대상자는 전임 직위 선택권을 부여해 조합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대리에서 과장승진시에는 본인 의사를 반영해 조합원자격을 유지토록했다.일반직과 연구직,영업직의 경우 2014년과 2015년 별도 승급으로 인한 누락된 승진인센티브는 별도 호봉으로 대체해 지급해 승진시 초임에 영향이 없도록 조정했다. 2015년과 2016년 승진자 가운데 별도 승급으로 인해 승급차이가 발생한 경우에는 소급 지급하기로 했다.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임금과 성과금에서 과거에 비해 부족한 부분은 사실이다. 오로지 지부장의 책임"이라면서도 "솔직히 말씀드리겠다. 임금성에서 과거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조합원들의 결단으로 잠정합의안을 승인해주시길 바란다. 부족한 부분은 남은 집행기간 채워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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