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있는 풍경]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애 주세요'

정신장애인 경제활동 참가율 13.85%에 불과

지난 6일 카페 모아(MOA)에서 정두현씨가 커피를 만들고 있다. 카페 MOA는 정신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자립을 위해 설립된 MOA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서울 광진구 중곡동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카페 모아(MOA). 정신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자립을 위해 설립된 MOA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현재 정신장애인 6명이 경제적 자립을 꿈꾸며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6일 찾아간 카페 MOA에서는 김선호(27·가명), 이미정(45·가명), 정두현(36)씨가 일을 하고 있었다.이들은 정신장애인의 경제활동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놨다. 김씨는 "정신장애를 가졌다는 게 취업에 있어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다고 말하면 회사에서 꺼리니까 차츰 말을 안 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장애인 경제활동 참가율은 13.85%로 전체 장애인 경제활동 참가율 39.0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정신장애인들이 취업 불이익을 받는 이유에 대해 정씨는 사람들이 갖는 '편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사람은 누구나 마음에 관련된 병에 걸릴 수 있다"며 "정신장애가 있다고 해서 차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정신보건법 제2조3항에는 '모든 정신질환자는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부당한 차별대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그건 그저 법일 뿐인 셈이다.꼭 취업하는 데에만 편견이 작용하는 건 아니다. 일상 생활에서도 이들은 정신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싸늘한 눈길을 감내해야 한다. 김씨는 "지난 5월 강남역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정신장애인이었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정신장애인을 나쁜 이미지로 보고 있다"며 "하나만 보고 모든 걸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김씨는 "빨리는 못 가더라도 천천히 가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사람들에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이들은 커피를 내리면서 인생이 더 즐거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정씨는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정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 일이 너무 좋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 바리스타 2급 필기 시험에 합격한 정씨는 실기 시험 합격을 목표로 연습 중이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이미 2개나 갖고 있는 김씨가 카페에서 일하면서 가끔 가르쳐 준다.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으로 정씨와 이씨는 음료를 받은 사람이 고맙다고 말할 때를 꼽았다. 특히 이씨는 "내가 만든 음료를 손님들이 기쁘게 받아 가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들어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씨는 "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밖에 나가서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