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의 제안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명분을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엘리엇은 전일 저평가 해소를 명분으로 삼성전자 이사회에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할 것을 제안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은 6일 "엘리엇이 과거와 달리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삼성전자와 오너일가가 이룬 업적을 지지하고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 필요성을 제안했다"며 "사실상 삼성이 스스로 꺼내기 어려웠던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전환 명분을 세워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엘리엇은 공개서신을 통해 삼성전자 인적분할, 전자홀딩스-삼성물산 합병, 30조원 특수배당, 삼성전자 사업회사 한국거래소·나스닥 공동상장, 독립적인 3인 사외이사 선임, 금산분리 등을 제안했다. 윤 연구원은 엘리엇의 특수배당 요구는 다소 과해보이지만 삼성그룹이 이미 고려했던 사항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위해서 대규모 주주친화정책을 예상했기에 걸림돌이 되기보다 결국 삼성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규모, 정책, 스케줄의 문제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특수배당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홀딩스-삼성물산 합병법인, 계열사(삼성생명·삼성화재), 오너일가, 공익재단 등에게 전체 배당의 약 30%가 지급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홀딩스-삼성물산은 배당 재원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하게 될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윤 연구원은 "삼성이 아닌 엘리엇이 화두를 던졌지만 삼성전자 저평가 해소, 순환출자·금산분리 이슈를 통한 지배구조의 투명성,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라는 명분이 충분하다"며 "양쪽의 갈등 요인이 되기 보다는 지배구조개편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지배구조 개편 수혜주 중 삼성전자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할 시기라고 추천했다.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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