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한국형발사체…'추가 점검 필요하다?'

기술진들 '2017년 시험발사 불가능하다' vs 미래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한국형발사체 상상도.[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2017년 시험발사가 예정돼 있는 한국형발사체가 정치 논리에 갇혀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무 기술진들은 현재 상태로는 2017년 발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추가 검토 후 일정을 조절하자'며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정치적 논리'에 빠져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총괄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얼마 전 박근혜 정부 임기 중에는 시험 발사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보고를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에 했다. 반면 정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한국형발사체 전담평가단과 추진위원회에 속한 교수 14명을 상대로 이메일 조사를 했다. 응답자 6명 중 5명이 디데이(D-day) 실현에 대해 "(2017년 시험발사는)사실상 어렵다고 본다"(3명)거나 "불가능하다"(2명)고 답변했다. 발사체 개발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단축된 일정 이행에 회의적 입장을 내놓았다. 기술적 개발과정을 봤을 때 2017년 시험발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항우연에서도 지난 5월 미래부에 보고한 대외주의 문건의 '계획 대비 일정 지연 현황'에서 시험 발사 일정과 관련해 "약 10개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문건은 구체적으로 "현재 추진 현황과 시험 발사체 적용 엔진 검토 등 기술적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일정 지연을 최소화해 현실적인 발사 일정을 2018년 10월"로 제시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2년 12월 대선 TV토론에서 2025년으로 예정된 달 탐사선 발사 시점을 2020년으로 단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후 달 탐사선을 보낼 유일한 수단인 한국형발사체 사업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사업 재검토를 걸쳐 당초 계획된 시험 발사 일정(2018년 12월)을 현 정부 임기 중인 2017년 12월로 1년 앞당겼다. 현재 시험발사 연기 여부는 항우연이 미래부에 개발 연기를 보고한 뒤 한국형발사체 전담평가단과 추진위원회를 비롯해 정부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 회의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우주위원회 심의·의결만 남겨두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우주위원회는 국가우주개발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로 위원장은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맡고 있다.미래부는 김성수 의원의 질문에 기술적 난제를 인정하면서도 "시험 발사 연기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김성수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2013년 2월 한국형발사체 조기 개발을 국정과제로 선정한 뒤 시험 발사를 무리하게 서둘렀다"며 "이미 기술적 검토를 통해 일정 변경의 불가피함이 확인됐다면 일정에 따라 인력과 예산 투입이 결정되고 참여업체들 간의 조정이 발생하는 발사체 개발의 특성을 고려해 신속히 대응책을 수립해야 인력과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정치'가 아닌 '과학'의 문제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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