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기 현대차노조위원장이 마이크를 들고 투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강성집행부 들어선 6차례 모두 파업...3년 연속 무파업기록도 있어-강성집행부, 무리한 요구안에 줄파업…생산차질·협력사피해 -실리노선 4차례 무파업 타결…성향따라 노사관계·지역경제 희비[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현대자동차노동조합이 29일과 30일 매일 6시간씩 12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하면서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이 역대 최대에 이르는 가운데 최근 10년간에도 노사관계도 적지 않은 부침이 있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10년 동안 강성 집행부가 들어선 해에는 어김없이 파업이 이뤄졌고 파업으로 인한 현대차와 협력사, 지역경제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파업이라는 강공은 그러나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 유리하게 작용해 노조가 얻은 과실도 많았다. 하지만 온건,실리노선의 집행부가 주도한 무파업 타결에서도 노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나 노조의 파업은 결국 노조집행부와 조합원의 득실과 별개로 회사와 협력사,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29일 현대차노사의 임단협 일지를 분석해 본 결과,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차례의 임단협과정에서 파업이 발생했던 해는 2006년과 2008년, 그리고 강성 집행부가 들어선 2012∼2015년 간 등 6차례였고 모두 강성노선의 집행부가 있던 기간이다. 파업없이 임단협 합의안이 통과된 해는 2007년과 2009년·2010년·2011년 4차례였다. 당시 노조집행부는 온건과 실리노선이었다. 파업이 있던 시기를 보면 2006년에는 노조가 1987년 설립 이후 19년 만에 산별노조로 전환한 시기였다. 당시 노조위원장은 현재 파업을 주도한 박유기 위원장이었다. 박 위원장 주도로 노조는 21일간 파업을 벌이며 수출중단사태를 빚기도 했다. 2008년에는 노노갈등 속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한 차례 부결되고 3차례에 걸친 부분파업과 재협상 끝에 ▲임금 8만5000원(기본급 대비 5.61%) 인상 ▲성과급 300% + 400만원 지급안이 가까스로 통과됐다. 2009∼2011년 3년간 무파업 타결이 있었지만 2012년에는 강성노선의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4개월여간 이어진 임협과 12번의 줄파업을 벌였다. 부분파업으로 차량 8만2000대를 생산하지 못해 1조704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결국 임금과 성과급 부문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지급액의 합의안이 통과됐다.2013년에도 노조가 파업을 벌인 끝에 노사가 마련한 합의안이 통과됐다. 당시 노조는 10일간 2∼4시간 부분파업을 벌여 안팎의 비난이 적지 않았다. 파업기간 차량 5만191대를 만들지 못해 1조225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했고 협력업체에서는 869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당시 노조는 75개에 이르는 비현실적인 요구안을 들고 나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2014년에도 임협 과정에서 모두 6차례 2∼4시간씩 부분파업이 발생했다. 회사는 차량 1만6500여 대를 생산하지 못해 3300억원의 매출차질(잔업ㆍ특근 거부 포함하면 차량 4만2200여 대 손실에 9100억원 매출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2015년 이경훈 당시 현대차노조위원장(왼쪽 두번째)과 윤갑한 현대차 사장(오른쪽 첫번째)이 '사내하도급 특별협의'에 합의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15년에는 임단협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이경훈 위원장 집행부가 잔업과 특근거부를 했고 이어 현 박유기 위원장이 취임해서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참여하는 정치파업에 나섰다. 이에 따라 차량생산이 총 5시간 10분간 중단돼 차량 2215대(매출차질액 457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2007년부터 2011년은 현대차 노사에 의미있는 시기였다. 2007년에는 1997년 이후 10년 만에 무파업으로 임단협을 타결하는 데 성공했다. 타결안은 완성차 4사의 타결안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당시만 해도 10년만에 무파업 임단협 타결이라는 새로운 노사관계의 지평을 열고 파업의 악순환이라는 고리를 끊은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많았다. 2009년에는 노조 집행부가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6월 전격사퇴를 선언하고 이후 15년 만에 합리 노선의 이경훈 위원장의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노사가 한해 동안 파업을 한 차례도 하지 않고 임단협을 타결시켰다. 특히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안에 합의한 것은 노사 교섭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2010년과 2011년에도 이경훈 위원장의 집행부가 교섭에 나서 3년 연속 무파업 타결에 성공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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