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족기준 맞추지 못해…2020년까지 감염병 콘트롤타워 부재 가능성 제기
▲황교안 국무총리가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았다.[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는 올해 7월 1일부터 중앙감염병병원을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3개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지정되지 않고 있어 감염병에 대한 안일한 대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중앙정부 차원의 고위험·신종 감염병 상시 대응체계 강화를 위해 감염병예방법이 개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 1일부터 '중앙감염병병원'을 지정·운영할 계획이었다. 이 같은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의 안이한 상황 판단으로 앞으로 2020년까지 중앙감염병병원을 지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립중앙의료원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중앙감염병병원 충족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해 지정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의료원에 현재 고도음압격리병상은 아예 설치조차 되지 않았다. 일반 음압격리병상도 병상당 18㎡ 이상 돼야 하는데 충족하지 못한 상태이다. 음압수술실도 2개 이상 돼야 하는데 현재 1개 밖에 설치되지 못했다. 각종 시설과 인력기준에서 모두 9개 항목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지정기준을 충족해야 할 의무가 없으며 중앙감염병병원 지정기준 충족은 원지동 이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원지동 신축 이전에는 지정기준을 충족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올해 15년 만에 콜레라가 발생하고 에볼라,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감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감염병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할 중앙감염병병원을 공백 상태로 둔다는 것은 감염병 관리에 지나치게 안이하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정춘숙 의원은 "메르스를 겪고도 감염병 콘트롤타워 기준도 충족 못한 중앙의료원만 고집해 2020년까지 감염병 컨트롤타워를 비워두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중앙감염병병원 지정 등 감염병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고 시급히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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