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총파업]김문호 위원장 '성과연봉제 반드시 저지'…2,3차 연쇄파업 예고(종합)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정현진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와 관치금융 철폐를 주장하며 예고대로 23일 하루 동안 총파업에 돌입했다. 2000년과 2014년 파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금융노조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었다. 총파업식은 노동가요 배우기, 구호 연습 등의 사전 행사를 거쳐 오전 10시30분 열렸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총파업 대회사를 통해 "대한민국 노동자를 위해 성과연봉제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반드시 이를 저지하고 승리의 함성을 지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파업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2차 3차 총파업을 통해 더욱더 끈질기게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총파업 선포식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동만 한국노총위원장, 최종민 민주노총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가 참석했다. 또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비롯해 김부겸 한정애 이학영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김기준 전 의원 등 정치인도 참석했다.금융노조는 당초 10만 노조원 전원 참석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이날 오후 12시 현재 파업 참가자 수는 1만8000명(금융감독원 집계)~6만5000명(노조 집계) 수준이다. 각 지부별 참여율은 온도차가 컸다. 영업점이 많은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파업 참가율이 3% 내외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은 상대적으로 참여율이 높았다. 기업은행의 경우 파업에 참가한 은행원 수가 총 3500여명으로 참여율은 37%(사측 집계)로 조사됐다.상당수 은행원이 총파업에 참가했지만 시중은행 일선 창구에선 혼란이 크지 않았다. 은행권 전체 직원은 11만명이며, 이 가운데 노조원은 8만명 정도다. 시중은행들은 파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이 클 경우 본점 인력과 퇴직 직원들을 투입하고, 전산시스템을 확충하는 등의 비상계획을 가동할 계획이나 아직 이 시스템이 가동되진 않았다.
KB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창구 직원 대부분이 정상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이날 일부 지점에서 '해피 적금데이' 행사도 정상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파업 참여율이 높은 기업ㆍ농협은행 등은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파업 참여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경우 본점 인력과 퇴직 직원들을 투입하고, 전산시스템을 확충하는 등 비상 계획을 가동하게 된다. 기업은행의 경우 전국 지점이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지만 일부 지점의 경우 직원들이 부족해 소비자 불편이 컸다. 이날 오전에 찾은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사 1층 영업점도 은행 창구 10개 중 4개에만 직원들이 앉아 있었다. 직원들은 가슴에 '해고연봉제 저지'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 리본은 달고 업무를 봤다. 창구에서 만난 한 고객은 "오늘 총파업을 한다고 해서 평상시 보다 일찍 은행에 왔다"며 "다행히 고객이 적어 크게 기다리지 않았다"고 안도했다. 기업은행은 "모든 점포가 정상 영업중"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은 정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의 조기 도입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노조는 성과연봉제가 이른바 '쉬운 해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은행권 사측 대표인 사용자협의회가 금융노조와 산별 협상을 하면서 개별 성과연봉제와 함께 저성과자 해고제도 도입을 함께 요구하자 이런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를 '해고 연봉제'로 바꿔 부르며 투쟁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양측은 성과연봉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못한채 감정싸움으로 치닫다가 파업에까지 이르렀다.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17개 은행 본점에 검사역 50여명을 파견해 본점과 영업점의 전산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파업으로 금융 전산망 운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상황반을 가동했다. 한은은 금융기관 파업으로 지급결제업무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오후 5시30분으로 정해져 있는 한은 금융망의 마감 시간을 연장할 방침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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