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세제혜택 증대방안 협의'…불완전판매 땐 엄중 조치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범 6개월만에 2조8000억원이 넘은 자금을 모집했다. 계좌수 역시 240만개를 넘어섰으나 1만원 이하 가입자가 여전히 전체 가입자의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ISA 총 가입계좌수는 240만3000계좌, 잔고는 2조8426억원으로 집계됐다. 출시 후 6개월 기준 잔고규모는 재형저축 1조1687억원, 소장펀드 1123억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계좌당 가입금액도 118만원으로 시행 초기인 지난 3월18일 49만원 대비 141% 증가했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예금, 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을 담아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비과세·저율분리과세 등을 통한 세제혜택도 누릴 수 있다. 김기한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누적 가입계좌수와 가입금액이 상승세지만 7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는 양상"이라며 "ISA 가입자수가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고객선점 효과가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평가했다.금융업권별 계좌 수는 은행이 전체의 90%(217만3000계좌)를 웃돌며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증권은 22만8000계좌로 8.5%에 그쳤다. 잔고 역시 14개 은행의 가입 잔고가 2조998억원으로 전체의 73.8%를 차지했고, 15개 증권사의 가입 잔고는 7410억원으로 26.1%였다.
계좌당 평균 가입금액은 시행 후 첫 주 49만원, 10주 83만원, 20주 109만원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신규 평균 가입금액은 출시 18주 이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0주 532만원, 21주 478만원, 지난 9일 541만원을 기록했다.유형별로는 일반형 가입자가 전체의 70%(167만7000명)로 가장 많았다. 서민형과 청년형은 각각 24%(57만5000명), 6%(13만2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비과세 한도(250만원)가 높고 의무가입기간(3년)이 짧은 서민형 ISA의 가입자 증가세가 뚜렷한 가운데 유형별 평균잔고는 서민형이 13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일반형은 103만원, 청년형은 71만원 순이었다.김 과장은 "ISA 시행 6개월째 계좌당 평균가입금액이 시행 초기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신규 평균가입금액 역시 500만원을 웃도는 등 자산관리의 효율적 수단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그러나 평균 계좌잔고가 여전히 연간 납인 한도인 2000만원에 크게 미치지 못해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사실상 계좌만 유지하고 있는 잔고 1만원 이하 가입자를 포함해 10만원 이하 가입자의 비중 역시 8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7월15일 기준 잔고 1만원 이하 가입자는 전체의 57.1%, 1만원 초과~10만원 이하 가입자는 전체의 21.7%로 집계됐다. 10만원 초과~1000만원 이하(17.4%)와 1000만원 초과(3.8%) 가입자는 전체의 21% 수준에 불과했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계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비중은 10명 중 2명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지난 7월 이후 가입자 증가폭이 정체기에 진입한 상황에서 앞으로 잔고 10만원 이하의 비중이 얼마나 낮아질 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오점으로 남은 ISA 수익률 공시 오류도 해결해야할 숙제다. 금융위는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이달 말 2차 수익률을 공시할 방침이다. 김 과장은 "공시수익률 전수점검, 공시담당자 전면 재교육 등 내·외부 수익률 점검체계 구축을 통해 공시 오류 위험을 차단하겠다"며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수익률 분석과 결과공개도 추진해 금융회사의 차별화된 상품설계, 자산관리 역량 등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금융위는 앞으로 ISA 저변확대를 위해 세제혜택 증대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투자자보호도 강화할 계획이다. 오용석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은 "세제당국과 ISA 세제혜택 증대방안을 협의하는 등 정책적 지원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판매프로세스 점검과 모니터링 등을 강화해 금융회사 자체 개선노력이 미흡하다고 판단되거나 불완전판매 등 위법사항 적발 시 엄중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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