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이 금리인하 보다 유동성을 공급하는 쪽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중국 기준금리 인하가 자본 유출을 촉발시키는 요인이 됐기 때문에 금리가 아닌 다른 방식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15일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금리에서 유동성으로’라는 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나타나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는 전통적인 금리 조정보다 유동성 공급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담보보완대출(PSL), 단기유동성조작(SLO) 등 주로 비전통적인 채널을 통해 중국 은행들에 대한 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는 중국의 자본 이탈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추가 금리 인하가 외자 이탈을 부추길 수 있고,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감소를 메우기 위한 대차대조표 확대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LF, MLF, PSL, SLO 등을 통해 인민은행이 주입한 유동성은 중국 은행들로 흘러 들어갔지만, 중국 경제 전반의 부채 리스크가 잔존하는 상황에서 대출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정 연구원은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중국 시중은행들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늘고 있고, 특히 최근 들어 중국 은행들의 국채 매수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인민은행의 간접적인 양적완화로도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며, 중국 국채 시장 내 압도적인 중국 은행 비중(약 70%)을 감안할 때 중국 국채 금리 안정화 기조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채 금리가 안정화 되는 가운데 은행들의 부실채권 유동화 노력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는 모습이다. 또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함께 중국 주식의 밸류에이션 확대 기조도 관찰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중국 회사채와 주식시장 안정화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 연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는 주로 비금융 섹터에 한정된 것이며 금융섹터는 대출 증가율 둔화, 부실 채권 리스크, 지방부채 차환 부담 등으로 이익 전망 회복 가시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회사채, 주식 등 위험자산 전반의 성과 개선 속도를 약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금융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 기준 금리 인하 대신 다른 방식을 통해 시장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은 금융 시장 불안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경계 심리를 반영하는 동시에 경기 방어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 유출 리스크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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