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하체 고정, 체중 이동 없이 상체로만 샷, 페이스 열고 백스윙 가파르게
안병훈이 리우올림픽 남자골프 둘째날 8번홀에서 트러블 벙커 샷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과연 샷이 가능할까."안병훈(25ㆍCJ그룹)이 브라질 리우올림픽 남자골프 2라운드 당시 8번홀(파3)에서 벙커 샷을 하는 장면이다. 왼쪽 다리는 아예 벙커 밖에 나와 있고, 오른쪽 다리만으로 체중을 지탱하면서 공을 때리고 있다. 골프채 제작에 신소재와 첨단 기술력 등이 가미되면서 선수들의 기량이 눈부시게 발전하자 골프장 역시 이에 맞서 '난코스'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현주소다.안병훈이 신기의 벙커 샷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마추어골퍼라면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 후 정상적인 스탠스에서 샷을 구사하는 게 차라리 낫다. 트러블 샷에 실패하면 공이 모래에 박히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당연히 드롭 장소는 벙커 안이다. 그것도 싫다면 아웃오브바운즈(OB)와 마찬가지로 1벌타 후 이전에 샷을 한 장소로 돌아가면 된다. 샷의 핵심은 하체 고정이다. 안병훈의 <사진>을 보자. 왼쪽 무릎을 구부리고 오른쪽 무릎을 길게 뻗은 상태에서 샷을 하고 있다. 체중 이동 없이 상체만으로 샷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오른쪽 다리가 흔들린다는 것은 곧 미스 샷을 의미한다. 공이 벙커 벽에 붙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로프트가 큰 웨지를 선택한 뒤 페이스를 더 열어 탄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백스윙 역시 가파르게 꺾는다. 벙커 샷의 기본기다. 셋업은 어깨와 양발을 타깃 왼편으로 정렬하는 게 출발점이다. 다음은 페이스를 연다. 스윙궤도는 '아웃(Out)- 인(In)'이다. 포인트는 공 뒤 어느 지점을 때리느냐는 대목이다. 바로 1인치 정도다. 아마추어골퍼들의 오류는 공을 너무 가깝거나 멀리 때린다는 점이다. 코치들이 샷이 끝날 때 까지 공을 노려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거리는 스윙 크기로 조절하면 된다.턱이 높은 그린사이드 벙커라면 56도 웨지, 만약 60도나 64도가 있다면 활용한다. 공의 위치는 더 왼쪽이다. 홀 왼쪽에 가상의 타깃을 설정하고, 공 바로 뒤를 때린다는 이미지로 샷을 가져간다. 스윙 크기는 작지만 피니시는 끝까지 다한다. 그래야 웨지가 모래를 깊숙이 파고 들어가 공을 높이 띄울 수 있다. '벙커 샷의 달인' 최경주가 강조하는 모래를 폭파하는 샷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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