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8·9 전대]예상 밖 낮은 투표율…승패는 판가름 났다?

2년 전 7·14 전대 사전투표율 29.7%보다 9%포인트 낮아응집력 강한 친박계 안도, 조직력 떨어지는 비박계 비상지역별 투표율만 보면 비박계 단일후보 유리변수는 '1인1표제'(당대표 선거), '친박 응집력', '투표율'마지막 변수는 국민여론조사,여론조사 1표 = 선거인단 10표 이상[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지난 7일 오후 마감된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사전 현장투표 투표율이 20.7%로 잠정 집계되면서 투표율에 따른 계파별 득실을 놓고 분주한 물밑 계산이 이뤄지고 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 연합뉴스

일단 낮은 투표율에 조직력이 강한 친박계는 안도의 한숨을, 응집력이 떨어지는 비박계는 한숨을 몰아쉬는 모양새다. 다만 지역별 투표율은 비박계에 다소 유리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투표율은 친박·비박 양 계파 수장격인 서청원·김무성 전 대표가 맞붙은 2년 전 7·14 전대 투표율 29.7%에 비해 9%포인트 낮은 것이다. ◆투표율, 2년 전 전대보다 9%포인트 곤두박질= 8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전날 사전 현장투표에는 전대 당일 투표(9일)에 참여하는 대의원 9000여명을 뺀 전체 경선 선거인단 33만7375명 가운데 6만9817명이 참여했다. 전국 252개 투표소에서 이뤄진 투표에선 당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 경선 투표가 함께 진행됐다.투표율만 놓고 본다면 경북(31.6%)이 수위를 차지했다. 강원(21.6%)·충남(25.5%) 등도 전국 평균 투표율을 웃돌았다. 반면 대구(20.7%)·전남(20.7%)·경남(20.6%)은 전국 평균 투표율과 같거나 비슷했다. 애초 이번 전대는 유력 주자가 없어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판 비박계 당대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데다, 계파별 이해관계에 따른 이른바 '오더 투표' 문자메시지가 휴대폰을 통해 횡행하면서 이에 영향받은 친박계가 결집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조직력'이 승부를 가름한다는 얘기는 선거판에선 낯익은 공식이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장투표의 낮은 투표율은 친박계 후보들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의원 등 조직력이 강한 친박계 후보들을 향한 막판 응집력이 되살아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 페이스북 캡처

◆비박계 단일후보 주호영 의원의 TK지역 투표율 높아= 당대표 후보 4명의 지역구별로 투표율을 살펴보면 비박계 단일후보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이 근거한 대구·경북(TK)의 투표율은 두드러지게 높았다. 범친박계인 이주영 의원의 경남도 평균치에 근접했다. 호남출신 친박계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의 전남은 전체 평균과 같았다 .반면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의 수도권은 서울(18.2%), 인천(16.8%), 경기(17.5%)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지역구별 투표율만 놓고 보면 중도성향의 비주류인 주 의원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한 듯 보인다. 하지만 TK지역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이곳의 높은 투표율은 주 의원에 대한 지지를 대변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비박계 단일후보에 대한 반감을 나타낼 수도 있다. 주 의원에겐 양날의 칼인 셈이다. 첫 호남출신 보수정당 대표를 노리는 이정현 의원에게는 호남권 표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광주(19.6%), 전북(18.1%)은 평균 투표율을 밑돌았다. 선거인단에선 호남권에 속한 제주는 아예 가장 낮은 14.8%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호남권은 전체 선거인단 비중이 2.7%에 불과하다.범친박계 이주영 의원의 지역인 경남은 물론 부산(19.9%)도 적잖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PK지역은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이기도 하다. 계파별 응집력이 어느 쪽으로 쏠렸는지 아직 명확히 알 수 없다.원조 친박인 한선교 의원의 수도권은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다. 하지만 수도권은 특정 계파나 후보에게 표심이 몰리기보다 표를 분산하는 경향이 강하다. 영호남 혹은 충청 출신의 당원들이 골고루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의 방송토론 모습. 연합뉴스

◆마지막 변수는 30%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 애초 이번 전대의 3대 변수는 '후보 단일화'와 '친박계 응집력' '1인 1표제'(당대표 선거)로 꼽혔다. 비박계에선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으나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지 미지수다. 다만 TK 출신 주 의원에게 김 전 대표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 PK 표심이 더해지면서 상당한 조직표가 더해졌을 것으로 관망된다. 지난 총선 참패로 친박계에 대한 반감이 큰 수도권 표심도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란 분석이다. 영남과 수도권은 전체 선거인단의 8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맞선 친박계 결집력은 이정현·이주영 후보의 단일화 무산으로 다소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투표 전날 일부 지역구에선 강성 친박계가 이정현 후보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문자가 돌면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다만 계파별 투표 지시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1인 1표제’를 당대표 선거에 처음 도입하면서 후보 간 연대가 안 돼 표가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 싸움이란 얘기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변수인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는 7일부터 이틀간 이어진다. 조사표본은 3000여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대에선 책임당원으로 이뤄진 선거인단 7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지도부를 선출한다. 선거인단 사전투표율이 20.7%에 그치면서 6만 9000여명의 당원만 투표에 참여했다. 이 경우 국민여론조사 1표는 선거인단 10표 이상과 맞먹는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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