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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우리나라의 건설투자가 성숙단계에 접어들었으므로 투자 증가폭을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구구조 변화로 주택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건설업체들의 수익성개선이 이뤄지기도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전반기 중 투자 조정에 실패하면서 건설경기 급락 등의 부작용을 겪은 바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최근 건설투자 수준의 적정성 평가'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국민소득 증대와 함께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1990년대 초 신도시 개발 추진으로 22.8%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점차 하락, 2013년 14.9%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여타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국민소득 3만달러를 지나면서 건설투자 비중이 10%미만에서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7.4%(2013년)이며 일본은 10.3%(2013년)다.또 우리나라의 건설투자 비중은 2013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인구 대비 국토 면적이 넓은 호주(17.0%), 캐나다(16.8%), 노르웨이(15.9%)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이와함께 건설 부문에 투자된 자본의 누적 개념인 건설자본스톡은 우리나라의 경우 GDP의2.8배로 선진국인 주요 7개국(G7) 평균과 같은 수준이었다.한은은 "우리나라의 건설투자가 그동안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자본스톡 수준이성숙단계에 도달했다"며 "하지만 GDP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15% 정도로 1인당 국민소득이 비슷한 다른 나라보다 크게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SOC 투자도 성숙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진단됐다. 국내 비주택 건설투자 비중은 GDP대비 2014년 현재 10.6%로 OECD 국가 평균(6.3%)의 1.7배 수준을 보였다. 1990년대 토목건설의 높은 증가세에 힘입어 도로 등 사회기반설비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SOC 자원배분의 효율성은 최근들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처에 따르면 2000년 후 완공된 SOC 사업중 실수요가 예측대비 절반에 미치지 못한 사업이 55%를 넘었다.한은은 이에 따라 건설투자 증가폭을 점진적으로 조정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나은 한은 조사국 과장은 "효율성이 높은 사회기반시설을 선별해 신규투자 자원을 집중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투자과 인적자본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며 "기존 주택 및 SOC 시설에 대한 유지보수 비중도 점차 확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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