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나흘째 오르며 16개월 만에 150만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있다. 과거 주가가 잠정실적 발표 직전까지 오르다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12일 아시아경제가 삼성전자의 최근 10개 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 발표일을 기준으로 직전ㆍ후 10거래일 동안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실적발표 이후 주가는 평균 1.6% 하락했다. 2015년 3분기(2015년 10월29일)와 2014년 3분기(2014년 10월30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10거래일 동안만 주가가 올랐으며 나머지 8개분기는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반면 잠정실적 발표 직전 10거래일 동안의 주가는 평균 1.05% 상승했다. 2015년 1분기와 2분기 두차례만 잠정실적 발표일 직전 주가가 내렸고 나머지 8회는 모두 올랐다. 잠정실적 발표 직후 보인 패턴과 정확히 정반대의 결과다. 특히 과거 10개 분기 잠정실적 발표 직전 10거래일 동안 주가가 내렸던 2015년 1분기(-5.53%)와 2분기(-1.48%) 때엔 잠정실적 발표 이후에도 주가는 각각 2.56%, 8.6% 추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낙폭이 커 매수세가 몰릴 법도 했지만 매도세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엔 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는 소식이 악재였으나 2분기엔 반도체 부문이 급성장하던 시기였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가 모바일에서 반도체로 막 옮겨가던 과도기라 투자자들이 보수적 성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직전 10거래일 간의 주가도 0.62% 내렸다. 하지만 이후 3거래일 동안은 4.78% 상승했다. 전날엔 주가가 장중 150만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3월19일(151만원) 이후 1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직후 10거래일 동안 주가가 8.84% 오른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상승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찬성 여파로 인한 낙폭과대 때문이 아니라 자사주 매입과 환율효과 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29일 총 1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ㆍ소각을 결정했다. 지난 4월엔 2조337억원 규모의 3차 자사주 매입안이 의결되는 등 이 프로그램은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간은 오는 7월28일까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004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아홉 차례 자사주를 매입한 직후 주가 흐름을 보면 매입 종료 후 10거래일까지 3% 내외의 조정이 있었고 20거래일 동안은 자사주 매입 종료일 직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4월 공시한 2조337억원 규모의 3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중 1조6900억원의 자사주매입은 이미 종료됐을 가능성이 큰 데 자사주 매입 종료 후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이와 함께 하반기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까지 하락하고 환율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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