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의 휴먼 피치] 호날두, 울다가 웃었다

유로2016 결승 전반전 부상으로 교체
포르투갈, 연장 에데르 골로 사상 첫 우승
에우제비우·피구 넘는 최고 업적 달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유로 공식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포르투갈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에서 우승했다. 최초의 메이저 타이틀이다. 포르투갈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연장 혈투 끝에 1-0으로 이겼다. 연장 후반 4분에 에데르(28ㆍ릴)가 오른발 슛으로 결승골을 뽑았다.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호각이 길게 울릴 때, 포르투갈 축구의 상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레알 마드리드)는 경기장에 없었다. 그는 왼쪽 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동료를 응원했고, 경기가 끝나자 동료를 얼싸안으며 눈물을 흘렸다.호날두는 전반 7분 중앙선 근처에서 공을 잡다가 프랑스 미드필더 디미트리 파예(29ㆍ웨스트햄)에게 파울을 당했다. 무릎에 충격을 받은 호날두는 간단한 치료를 하고 다시 경기장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반 16분쯤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비통한 표정이었다. 그는 결국 전반 22분 주장 완장을 루이스 나니(30ㆍ발렌시아)에게 넘기고 들것에 실려 나갔다.호날두는 없었지만 그의 존재감은 연장을 포함, 120분의 드라마를 지배했다. 호날두는 벤치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경기가 뜨거워지자 터치라인까지 뛰어나와 고함을 질렀다. 전후반 90분 0-0으로 끝나자 한 명 한 명 동료의 손을 잡으며 힘을 불어 넣었다. 나니는 호날두와 하이파이브하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에데르가 해결사였다. 호날두의 말이 맞았다. 호날두는 후반 32분에 들어가는 에데르에게 "너가 결승골을 넣을 거다"라고 했고 정말로 에데르가 해냈다. 결승골은 벼락같았다. 에데르는 프랑스 수비진의 강한 압박을 이기고 공을 지켜낸 뒤 골 정면 벌칙구역 밖에서 오른발로 낮고 빠른 슈팅을 했다. 공은 순항미사일처럼 프랑스 골문 왼쪽 귀퉁이를 꿰뚫었다. 에데르는 "결승골은 호날두와 함께 넣었다. 그로부터 힘과 에너지를 얻었다. 호날두가 나간 뒤 우리는 하나로 뭉쳤다"고 했다.호날두는 포르투갈 선수 가운데 맨 나중에 시상대에 올랐다. 시상대에 움베르투 코엘류 전 한국대표팀 감독(66)이 보였다, 그는 페르난도 산토스 포르투갈 감독(62), 호날두 등과 뜨겁게 포옹했다. 호날두는 트로피를 두 손으로 높이 들어올리며 "우리가 해냈다"고 외쳤다. 폭죽이 터지고 환호가 쏟아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유로2016 페이스북]

호날두는 "오늘 (부상으로) 매우 많이 울었지만,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면서 "항상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했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에우제비우도, 루이스 피구의 '황금세대'도 못 이룬 유럽 제패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펠레의 예언'은 이번에도 빗나갔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포르투갈은 4강 이상 가기 어렵다"고 했다.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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