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결정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신흥시장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영국 국민투표 이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신흥국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들은 최근 사흘 동안 2% 넘게 반등했다. 브라질의 헤알은 일주일 사이 4% 올랐다. 브라질 증시는 투표 이후 4.6% 반등했다.영국의 브렉시트 이슈가 신흥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므로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에도 신흥시장은 빠르게 회복했으며, 아시아와 남미의 증시는 원자재 시장 회복에 힘입어 위기 이전 수준에 가깝게 돌아섰다. 더욱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이어 올 초 일본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신흥국 시장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미 달러화 가치 하락도 신흥국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용 둔화와 금리 인상 지연으로 지난달 달러 가치는 거의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 약세는 신흥국의 달러 채무 부담을 덜어주고 신흥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원유, 금속 등 원자재의 가격 상승을 이끈다. 다만 신흥국 시장에 내재된 위험 요인이 투자심리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중국 위안화 절하와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28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환율을 달러당 6.6528위안으로 고시했으며, 이는 5년6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마이클 물라니 피두시어리 트러스트 수석투자책임자는 "위안화 절하는 중국 기업들의 채무 부담을 키워 글로벌 시장에 차질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업체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에 따르면 위안이 1% 떨어지면 중국 기업들의 비용부담은 80억달러 늘어난다. 신흥국 시장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시 되고 있다. 아시아 증시는 올 상반기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18.2%, 17.2% 떨어지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미국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올 상반기 1.3% 올랐다. 최근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WSJ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들 국가의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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