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NPL(부실채권) 커버리지 비율을 이달 말까지 140%로 높여라."이광구 우리은행장이 2분기 결산을 앞두고 관련 팀에 내린 특명이다. 부실대출에 대한 대비가 확실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매각 분위기에 다시 불이 지펴진 만큼 경영지표의 건전성을 높여 숙원사업인 민영화를 꼭 실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3월말 기준 126.5%였던 NPL 커버리지 비율을 이달 말까지 140%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적립액을 재산정하고 있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충당금(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 적립액을 고정 이하 여신(3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부실대출)으로 나눈 수치로, 은행이 부실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건전성 지표다. NPL 커버리지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대출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 비율은 120%이상이다.이 행장의 특명대로 우리은행이 2분기말 기준 NPL 커버리지 비율을 140%로 높이기 위해서는 2000억원 정도의 충당금이 추가 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의 1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은 2조9580억원이었고 이에 대한 충당금은 3조7400억원 정도 됐다. 1분기 당시 고정이하여신 순증가액이 직전분기 대비 -1400억원이었는데 2분기에도 크게 변동이 없다는 가정하에 140%를 적립하려면 2000억원 정도를 추가 적립이 필요하다는 계산에서다. 이같은 계획대로 우리은행이 2분기 말 기준 NPL 커버리지 비율을 140%로 확대한다면 조선ㆍ해운 구조조정의 여파에 따른 건전성 우려는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조선ㆍ해운사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총 5조3000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이 행장이 투자자와 신용평가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자산 건전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그래서였다.우리은행 관계자는 "NPL 커버리지 비율의 확대를 통해 건전성 판단의 디스카운트 요인을 재무제표상에서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게 행장의 생각"이라며 "전체 부실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을 높여 구조조정에 대비하고 민영화 작업에도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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