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人]'정주영 손자' 정기선 전무…리바노스 회장과 3대에 걸친 우정

1971년 첫 인연…현대重 3세 경영까지 이어져13일 명명식 참석차 현대重 울산조선소 방문정기선 전무, 3시간 동안 직접 의전[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82세. 고령의 몸을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3일 전 그리스에서 행사를 끝내 노곤한 상태였다.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를 챙긴 건 34세의 젊은 경영인. 행사는 물론 이어진 오찬에서도 지근거리에서 그의 의전을 전담했다. 13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찾은 조지 리바노스 선엔터프라이즈 회장과 정기선 그룹선박ㆍ해양영업부문 총괄부문장(전무)의 얘기다. 리바노스 회장은 1971년 조선소가 완공되기도 전 정주영 당시 창업자에게 선박을 선뜻 발주한 현대중공업의 '귀한 손님'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현대중공업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쏜 정기선 전무가 단기간에 보폭을 넓히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그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기획실의 총괄부문장과 함께 조선ㆍ해양 영업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상무 승진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한 그는 이후 회사 내 중요한 의사결정, 굵직한 일정에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 전무는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의 합작 조선소 건립 협력을 진두지휘하며 공식 데뷔했다.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본인의 이름을 내건 첫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것이다.그의 경영 행보는 할아버지인 정주영 명예회장을 닮았다. 직접 만나 쌓은 인연이 성과로 돌아오는 식이다. 정 명예회장은 유조선 설계도면과 백사장 사진, 축적 5만분의 1 지도만 가지고 리바노스 회장을 찾아가 발주를 부탁했고 유조선 2척을 수주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정 전무 역시 지난해 초 알 팔리 아람코 회장과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 등 이사진이 연이어 현대중공업을 방문했을 때 직접 영접에 나서며 인연을 쌓았다. 이후 수차례 사우디를 방문하며 시작단계부터 MOU 체결에 이르기까지 전 실무과정을 챙기며 성과를 만들어냈다. MOU에 직접 서명한 알 나세르 아람코 사장은 정 전무에 대해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예리함은 정주영 일가의 DNA"라고 평했다. 각종 국제 행사에도 참석하며 글로벌 인사들과 인연을 쌓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세계 3대 가스행사 중 하나인 '가스텍 2016'에 참석했으며, 올 초에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박람회 '포시도니아 2016'을 찾아 수많은 해외선주와의 미팅을 소화하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정 전무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후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같은 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고 2013년 현대중공업 부장으로 재입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현대중공업에서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경영 전면에 나서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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