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막판진통③]현대vs한진 오월동주냐, 각자도생이냐?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구계획을 이행하며 각자도생하던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양대 국적선사가 디얼라이언스라는 한 배에 승선할 수 있을까. 현대상선은 회생의 키를 쥐고 있는 용선료 협상이 타결 초읽기에 들어간 데 이어 전날 8043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채무재조정에 성공하면서 정상화의 마지막 관문인 해운동맹체 가입만을 앞두고 있다. 이에 오는 9월말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 신고절차 전까지 동맹합류를 마무리짓는다는 각오다. 당장 2일 서울에서 열리는 기존 해운동맹 G6 정례회의에 참석해 디얼라이언스 가입 문제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이날 오후 3시에는 현대상선 본사에서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이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MOL과 NYK 등 회원 3사와 미팅을 갖고 현대상선의 동맹가입에 대한 협력을 요청하며 측면 지원에 나선다. 디얼라이언스 소속 6개 회원사 중 하팍로이드, MOL, NYK, 대만 양밍 등 4개사는 경영정상화를 전제로 현대상선의 합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대상선의 동맹가입 성사 여부는 한진해운과 한진해운 같은 동맹체에 속해있던 일본 K라인에 달렸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의 합류에 반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주력 노선이 겹쳐 파이 나눠먹기가 불가피한데다 정부에서 해운사 한 곳만 살린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동아시아-미주 컨테이너 노선에서 물동량 처리기준 글로벌 점유율 7.7%로 대만 EMC에 이어 세계 2위(1분기 말 기준), 현대상선이 6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상선이 합류할 경우 디얼라이언스 소속 회원사 가운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1위와 2위로 파이를 나눠 갖는 구조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한진해운은 최대 선주인 시스팬이 용선료 1160만달러(약 137억원) 지불 연체중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압박에 나선 데 이어 지난 24일에는 나비오스가 용선료 체납을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진해운의 배를 억류했다가 사흘만에 풀어주는 등 용선료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반면, 전날 채무재조정을 통과한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이 타결 수순에 접어들었고, 정부의 얼라이언스 합류 지원을 등에 업고 있어 사실상 정상화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지난달 말 현대증권 매각대금 1조2000억원 이상이 입금되면서 운전자금도 추가로 확보했다. 출자전환으로 산업은행이 양대 국적 선사의 경영권을 갖게 될 경우 현대상선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진해운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6개 소속 회원사와 현대상선의 동맹가입 안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면서 "공식적인 논의를 거치기 전까지는 개별적으로 찬반 의사를 밝히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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