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 업체 춘수이탕, 러브호텔 사업 뛰어들어…분위기 따라 객실 온도·조명 조절
중국 최대 온라인 섹스완구 판매업체 춘수이탕(春水堂)이 분위기에 따라 방의 조명ㆍ온도가 변하는 스마트 러브호텔을 짓고 있다. 러브호텔의 객실 인테리어는 10종으로 커플이 역할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그에 걸맞은 장난감과 의상까지 갖춰진 방도 있다(사진=춘수이탕).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중국 최대 온라인 섹스완구 판매업체 춘수이탕(春水堂)이 '스마트 러브호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베이징(北京) 소재 춘수이탕의 린더강(藺德剛)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와 가진 회견에서 "분위기에 따라 방의 조명ㆍ온도가 변하는 스마트 러브호텔을 짓고 있다"고 밝혔다.춘수이탕이 짓고 있는 러브호텔의 총 객실은 50개다. 인테리어는 10종에 이른다. 채광창이 있는 방, 벽이 온통 거울로 둘러싸인 방, 커플이 역할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그에 맞는 장난감과 의상까지 갖춰진 방 등 다양하다.가장 흥미로운 것은 객실에 적용된 첨단기술이다. 모든 방에는 온도계가 설치돼 있다. 온도계는 커플의 움직임에 따라 방안의 조명과 온도를 맞춰준다. 이들의 행동에 맞춰 분위기를 더 고조시키는 것이다. 투숙객은 와인, 초콜릿, 춘수이탕에서 만든 야릇한 의상과 섹스완구도 주문할 수 있다.린 CEO가 스마트 러브호텔을 처음 구상한 것은 2009년이다. 그는 이후 6년 동안 연구조사와 디자인에 매달려 이윽고 지난해 6월 러브호텔을 짓기 시작했다.그는 러브호텔의 성장 잠재력을 간파했다. 중국의 관광정책을 담당하는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은 러브호텔 시장 규모가 최대 110억달러(약 13조1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일본에서 처음 선보인 러브호텔은 온갖 특별 테마로 꾸며져 있다.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장하는 러브호텔은 일본에 3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투숙객은 250만명 정도다.베이징 소재 국유 중국국제라디오방송국(中國國際廣播電台)은 지난 2월 14일(현지시간) 인구가 일본의 10배인 중국에 러브호텔이 겨우 300~500개라고 보도했다.린 CEO가 구상한 러브호텔 '러브 포엠'은 저장(浙江)성 성도 항저우(杭州)에서 곧 개장할 예정이다. 그가 항저우를 택한 것은 이곳이 '백사전(白蛇傳)'의 탄생지이기 때문이다.'백사전'은 백사 전설을 1736년 경극의 희곡으로 만든 것이다. 백사 바이쑤전(白素貞)과 젊은 선비 쉬시안(許仙)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백사전'의 주요 배경은 항저우 최고 명승지인 시후(西湖)다. 시후는 중국의 로맨틱한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다.러브 포엠은 고급화를 꾀한다. 하루 숙박비는 92~232달러로 항저우에 있는 고급 호텔 샹그릴라(香格里拉)와 비슷하다.
춘수이탕의 린더강(藺德剛) CEO(사진=춘수이탕).
그러나 린 CEO는 객실을 채우는 데 별 무리 없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상반기 항저우의 최고급 호텔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287% 이상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도시들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춘수이탕은 지금까지 러브 포엠에 390만달러를 투자했다.2002년 섹스완구 판매업체로 출범한 춘수이탕은 중국 최초의 섹스완구 전문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춘수이탕은 성건강 전문가를 더 확보해 온라인 성상담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린 CEO는 지난 2월 중국 관영 영자 신문 차이나데일리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성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생각"이라며 "조만간 춘수이탕을 가치 15억2000만달러가 넘는 기업으로 키워 섹스완구 및 성건강 서비스 부문에서 앞서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다.지난 20년 사이 중국인들의 성(性)에 대한 태도가 많이 개방됐다. 게다가 중국인들의 남아 선호 사상으로 성비(性比)가 불균형해져 섹스완구 시장은 확대일로로 치달았다. 린 CEO는 섹스완구 시장의 연간 매출이 300억위안(약 5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춘수이탕은 2014년 2000만위안, 지난해 8000만위안을 외부에서 끌어들였다. 린 CEO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지금까지 20종의 섹스 관련 제품을 개발했다"며 "이들 제품에는 첨단기술이 접목됐다"고 자평했다.그는 "춘수이탕의 제품이 곧 의료에도 활용될 것"이라며 "보건 당국에 춘수이탕의 스마트 제품을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춘수이탕은 자사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춘수이탕의 성 관련 첨단 제품이 전체 매출 가운데 40% 이상을 차지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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