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세…산유량 동결 합의 희박각국 원유시장 판단, 시장 독점 약화 힌트 등 관심첫 참석하는 사우디 석유장관·OPEC 신임 총장 선출도 주목국제유가 급락 없어도 장기 급등 어려워…40~60달러선
▲러시아 중서부 도시 오트라다에서 석유업체 바쉬네프트가 원유를 시추하고 있는 모습(사진=블룸버그)<br />
다음달 2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머리를 맞댄다. 지난해 12월 열린 정기총회에서 감산 합의에 실패한 지 꼭 6개월만이다. 이번 OPEC 회의는 유가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반년 만에 배럴당 50달러를 찍은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흐름을 탈 지에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OPEC 회의는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시장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다. ◆'동결 합의' 가능성 희박= 2일 회의에서 산유량 결정에 대한 의미있는 합의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신과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주요 산유국 회의에서 사우디와 이란의 충돌로 감산은 커녕 생산량 동결 합의도 이뤄내지 못한 것이 불과 한달 반 전이다. 이후 지금까지 제재에서 벗어나 증산을 외치는 이란과 이란의 동참 없이 동결은 없다는 사우디의 근본적 입장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사우디는 원유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역대 최대 산유량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연초 대비 80% 넘게 오른 상황이라 재정난을 겪어온 산유국들의 숨통이 어느정도 트인 만큼 감산에 대한 절박함은 과거보다 낮아졌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2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경제포럼에 참석해 "유가가 연초보다 상당이 올랐기 때문에 산유량 동결 구성은 시의성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유 생산국들의 이벤트들에 따라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할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면서 수급 불균형 문제도 내년 말께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40~50달러, 내년 배럴당 60~65달러의 기존 전망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산업광물부 사우디 장관
◆'새 얼굴'에 주목= 외신들은 이번 회의에서 산유량 합의보다는 각 국가들의 의견 분열, 원유시장 전망에 대한 온도차, 원유 카르텔 붕괴 가능성과 같은 힌트들을 찾아보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번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사우디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의 입장과 발언도 관심사다. 알팔리 장관은 사우디 정부가 단행한 개각의 일환으로 알리 이브라힘 알나이미 석유정관이 물러나면서 이달 초 임명됐다.알팔리 장관이 사우디의 기존 석유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경제의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진행중인 사우디의 신임 석유 장관이 첫 OPEC 회의 참석 무대에서 내놓은 발언들은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압달라 살렘 엘 바드리 OPEC 사무총장
OPEC을 이끌 새로운 수장이 누가 될 지도 변수다. 압달라 살렘 엘 바드리 OPEC 사무총장의 임기는 지난 2013년 끝났지만 유가 하락과 산유량 동결 등을 놓고 OPEC이 분열되면서 신임 총장 선임이 늦어졌다. OPEC 사무총장은 실질적인 권력은 없지만 회원국들의 이견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엘 바드리 사무총장의 경우 사우디와 이란의 대립 등에서 중립적은 역할을 해왔다. 현재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가 차기 사무총장 후보를 낸 상황이며 뒤늦게 회원국이 된 인도네시아도 후보 등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신임 사무총장 임명은 OPEC이 이번 회의에서 유일하게 달성할 합의 사항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저유가 시대를 인내하며 사분오열된 OPEC 회원국들이 다시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고 언급했다. ◆국제유가, 장기 랠리 어렵다= 국제유가가 다시 20달러대로 곤두박질 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대체적인 의견이지만 전문가들도 향후 구체적인 유가 전망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의 배경은 캐나다 산불, 나이지리아 테러, 리비아 내전 등에서 생산차질의 우려가 부각된 데다 미국의 재고감소와 함께 공급량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향후 해당 국가들의 원유 공급량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저유가로 생산을 중단했던 북미 셰일업체들이 활동을 재개하면 언제든지 공급 과잉 문제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미국의 6월 금리인상설이 확산되면서 달러 가치가 다시 뛰고 있는 것도 원유의 장기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국제유가가 상당기간 40~60달러선 안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면서 "최근 원유시장의 다양한 변수들은 유가 방향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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