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퇴출 서막] 출항 16년만에 '좌초' STX조선...향후 운명은?

금융권 대출 6조 포함 채권·채무 동결신청 후 4개월 내 존속 or 청산 방향 결정돼[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STX조선해양의 생사가 결국 법원의 손으로 넘어갔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회생 포기'를 선택하며 STX조선해양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향후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정식으로 신청하면 6조원에 육박하는 금융권 대출은 물론 STX조선해양의 모든 채무가 일단 동결된다. STX조선해양 입장에서는 당장 돈을 갚을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다만 회사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직원과 협력사도 회생여부 결정 전까지 인건비 및 거래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다. STX조선은 샐러리맨신화의 주인공인 강덕수 회장이 2001년 법정관리 중이던 대동조선을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조선호황이 정점을 찍었던 2008년에는 연간 수주 실적 259만CGT(표준화물선환산t수)로 세계 3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16년만에 운명의 항해를 멈추고 말았다.
이날 채권단의 결정에 따라 법원은 30일 이내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개시로 결정이 나면 자산·채무 실사를 거쳐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를 계산하고 4개월 내에 회생 혹은 청산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 따놓은 일감이나 이미 건조하고 있는 선박은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 선주들은 선박 건조가 더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계약 취소를 요구할 수 있다. 이경우 연쇄적으로 협력사와 기자재 업체 계약이 취소되며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모든 돈이 법원에 묶이면서 거래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STX조선해양의 중소협력사는 사내 협력사 60곳을 비롯해 총 1700개에 달한다. STX조선해양 직원수는 올 3월 기준 2100여명으로,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9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이상 추가 수주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과 채무는 법원의 조정으로 탕감될 수 있지만 선주들하고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는 만큼 향후 수주할 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된 조선소에 누가 일을 맡기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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