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브레인을 만나다]부르즈할리파 '안전시공' 구조해석한 삼성 기술연 수석
건설사 핵심브레인 이승창 삼성물산 품질기술실 기술팀 수석나흘 반나절만에 시뮬레이션 성공세계 3대 인명사전에도 실려
이승창 삼성물산 품질기술실 기술팀 수석과 이 수석이 직접 개발한 GB슬래브의 보형물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세계에서 가장 높은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빌딩이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기술들이 적용됐다. 당시 구조설계를 맡은 아메드 아브델라자크 삼성물산 부사장은 시공을 앞두고 기술연구소의 이승창 선임(현 수석)에게 구조해석을 요청했다.설계가 끝나고 시공에 앞서 수많은 변수를 가늠해보기 위해서였다. 162층, 828m로 준공 후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가장 높은 건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빌딩인만큼 세심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던 것.그는 고심 끝에 받아들였다. 전인미답의 초고층빌딩의 구조해석이어서 어려운 일이지만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여긴 때문이다. 국내 IT업체가 개발해 막 내놓은 '마이다스'라는 구조해석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다. 미국이나 유럽 엔지니어들이 쓰던 소프트웨어보다 변위를 해석하는 데 더 강점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문제는 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이 수석은 "60층 정도까지만 구조해석이 가능하다고 개발업체는 설명했지만 3개층 동시시공방식으로 해 꼬박 나흘 반나절에 걸쳐 시뮬레이션을 돌려 해결했다"고 말했다.이 경험을 통해 그는 이 건물의 슬래브나 골조 시공단계 해석을 직접 수행하며 시공 전후의 구조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일조했다. 당시 쓴 마이다스는 세월이 흘러 이제는 컴퓨터 이용공학설계 소프트웨어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엔지니어가 쓰고 있다.가장 어렵고 난해한 분야로 손꼽히는 구조해석 분야에서 성가를 올린 이 수석은 2008년 이후 올해까지 9년 연속 마르퀴즈 후즈후에 등재될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미국 인명정보기관(ABI),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까지 이름을 올려 세계 3대인명사전에 모두 등재됐다. 건설분야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거나 콘크리트 강도추정시스템에 관한 연구실적까지 인정받은 결과다.최근 바둑대결로 관심이 높아진 인공지능은 이 수석이 박사학위를 준비하던 1990년대까지만 해도 건축토목분야에서는 생소한 분야였다. 해외 저널에서 인공지능을 접한 그는 건설분야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컴퓨터의 정확성을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이 수석은 "구글이 알파고에 방대한 기보를 통째로 입력했듯이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을 이용한다면 비선형적인 이미지를 외우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학위를 준비하면서 크게 연관되지 않는다고 여기던 전자통신과 수업을 듣는 등 아무도 하지 않던 분야라 더 몰두했다"고 회고했다.이후 설계과정에서 감안해야하는 인공신경망을 활용한 인공지진 생성연구를 비롯해 콘크리트의 강도를 예측하는 연구 논문까지도 신경망에 관한 연구가 단초가 됐다. 이 수석의 신경망과 관련한 연구논문 3건은 국제저널에 등재, 인용횟수만 276회에 달한다. 그는 "콘크리트 분야연구논문의 경우 거푸집 탈형시점을 예측하는 등 당장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인 데다 서로 다른 5개의 신경망을 구분한 후 서로를 연결했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에서도 활발히 인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GB슬래브는 이 수석이 최근 공을 들이는 분야다. 건물의 층을 구분하는 슬래브 안에 그린볼(GB)이라 불리는 도넛 형태의 보형물을 넣어 슬래브를 가볍게 하면서도 구조나 소음ㆍ진동 성능을 기존과 같거나 더 나은 수준으로 유지시켜주는 공법이다. 몇 년 전부터 국내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올 들어서는 초고층빌딩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공법을 개선했다.그는 "새 공법을 적용하는 현장의 경우 현장경험이 풍부한 소장과 긴밀히 얘기를 나누고 설득하고 논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기술개발을 맡고 있지만 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이유"라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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