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BOJ 총재 '엔고, 물가목표 위협…그래도 '헬리콥터 머니'는 안 뿌린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총회에 참석중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15일(현지시간)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과의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가 엔화가치 상승이 인플레이션율 2% 목표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단 '헬리콥터 머니'를 뿌릴 생각은 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그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달 새 엔화의 가치상승이 BOJ의 물가목표 달성 노력에 방해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구로다 총재는 "이같은 현상이 추가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엔화가치 상승이 계속되면 이는 실제 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신뢰도와 활동, 심지어 인플레이션 기대감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엔화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대비 11% 상승하며 일본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한편, 수입품 가격도 끌어내려 인플레이션율 2% 달성에 큰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엔저를 활용해 수출을 늘리고 증시를 끌어올렸던 일본이었지만, 세계 경제 불안에 안전자산인 엔화로 돈이 몰리면서 일본 내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우리의 금융정책 목표는 환율을 겨냥한 것이 아니지만, BOJ가 면밀하게 환율 동향을 살펴볼 것"이라며 "언제나 강조하지만 하루빨리 2%의 인플레이션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주저없이 추가완화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그는 중앙은행이 정부를 직접 지원하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쓸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헬리콥터 머니를 뿌릴 의향은 없으며 이와 비슷한 류의 정책을 쓸 생각도 없다"며 "재정정책을 담당하는 국회와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간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헬리콥터 머니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의 논문에 등장한 용어로,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통화를 팽창시키는 정책이다. 최근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극단적 상황이라면 헬리콥터 머니도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 경기 부양의 최후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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