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비어있는 거주자우선주차장 빌려줍니다

[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57. 강수남·김동현 모두컴퍼니 대표가까운 곳 위치·요금 알려줘…이용자수 3만명 달해

강수남, 김동현 모두컴퍼니 공동대표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주차할 곳이 없다. 그래서 길가에 잠깐 주차를 했다. 볼 일을 보고 오니 애마가 없다. 새 차인데 견인됐다. 낭패다.' 누구나 한번쯤 겪어 봤던 흔한 일이다. 특히 처음 가본 곳이라면 어디에 주차를 해야 하는지 몰라 같은 곳을 몇 바퀴 도는 일도 있다. '모두의 주차장'은 이 같은 일상적인 고민에서 시작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모두의 주차장은 현재 내가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주차장의 위치와 주차 요금을 알려준다. 앱 내부에서 주차비 결제도 가능하다. 안 쓰는 주차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해주는 '주차 공유' 기능도 갖췄다. 강수남 모두컴퍼니 공동대표(53)는 "외국에서는 길가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표시돼 있어 필요한 시간만큼 금액을 지불하고 주차하는 것이 일상적이지만 국내에서는 길가에 주차하는 것이 모두 불법으로 취급하고, 주차장도 정확하게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모두컴퍼니 공동대표(36)도 불법 주차를 했다가 견인이 되는 경험을 한 뒤 주차장 정보를 알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비슷한 시기에 주차장에 관심을 가진 두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만나 2013년 2월 모두컴퍼니를 창업했다.  주차장 위치와 요금을 파악하기 위해 6개월 간 발로 뛴 그들은 같은 해 8월 서울 시내 2000개의 주차장 정보를 소개해주는 모두의 주차장을 출시했다. 이들은 거주자 주차지역을 우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거주자 우선 주차지역은 구청에서 일정 사용료를 받고 개인에게 주차를 허용하는 장소다. 요금이 비싸지 않아 보통 24시간 대여해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낮 시간대에는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이들은 거주자 우선 주차지역을 필요한 사람에게 대여해줄 수 있는 '주차공유' 서비스를 계획했다. 불필요한 장소를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 일종의 공유경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개정이 필요했다. 공무원들은 취지는 인정하면서도 주차공유 때문에 민원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3개월간 매일 송파구청에 출근 도장을 찍어가면서 그들을 설득했다. 2013년12월 송파구에서 처음 시작한 주차공유는 현재 서울 10개 구, 4200개 주차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주차장 데이터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공개하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했다. 모두의 주차장은 현재 서울 시내 민영 및 공영 주차장 97%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경기도 및 6개 광역시의 주차장 정보까지 제공한다. 모두의 주차장의 하루 이용자 수는 현재 3만명에 달한다. 모두컴퍼니의 목표는 모두의 주차장이 주차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차장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관련 사업자와의 제휴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 올해는 서울 전역에서 공유주차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며 "주차장도 더욱 확대해 주차장계의 에어비앤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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