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열 특허변회장 “변호사·변리사 힘 모아 글로벌 IP시장 개척할 때”

"좁은 국내시장에서 전문가들끼리 경쟁할 문제가 아닙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지적 재산(IP) 분야에서 법률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입니다"

김승열 대한특허변호사회 초대 회장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올해 1월 출범한 대한특허변호사회의 초대회장을 맡은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55ㆍ사법연수원14기)는 "날로 중요성이 커지는 스타트업의 경우 가치평가와 자금조달의 핵심이 곧 IP에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특허변회는 대한변리사협회 소속 개업 변호사들의 모임이다. 김 회장은 "8000여명의 변리사 가운데 4400명이 변호사인데도 그간 전문가 양성이나 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 개진이 미진했다"고 출범 배경을 밝혔다. 별도 시험을 통해 자격을 취득하는 변리사와 달리 변호사는 그간 등록만으로 변리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전문직역간 갈등이 수시로 불거져왔다. 하지만 개정 변리사법이 시행되는 올해 7월이면 변리사·변호사 모두 정부가 정하는 내용으로 실무수습을 마쳐야 자격을 갖게 된다. 구체적인 수습기간과 절차·방법 등은 시행령이 바뀌어야 윤곽이 정해진다. 업계 일각에서 특허변회 출범이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변호사들의 노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회장도 출범 계기가 제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그는 "한국이 세계 4~5위를 자랑하는 특허출원 강국이지만 정작 출원 수임료는 건당 40만~10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협소한 국내시장 대신 출원에 강점을 지닌 변리사, 송무에 강점을 지닌 변호사가 서로 힘을 모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솔루션을 도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IP가 가치평가의 중심을 이뤄가고 있다"면서 "IP를 기반으로 한 자금조달, IP 자체의 매매, 아직 형태를 갖추기 이전의 아이디어에 대해서까지 이를 보호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가들의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김 회장은 "이공계 지식을 갖춘 법률 전문가 양성 또한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취지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아직까지 실효성을 갖췄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 "기초적인 지식부터 함께 배우고 배움의 장을 열어 제대로 된 서비스 여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IP 관리의 종착지가 대개 소송·분쟁을 통한 권리 다툼으로 귀결되는 만큼 법률전문가의 기여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 집단의 관계형성과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김 회장이 내세운 특허변회 운영의 큰 원칙 세 가지는 ▲개방성 ▲디지털 ▲글로벌이다. 김 회장은 "온라인 공개회의 등을 통해 논의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특허변회 집행부·이사진의 구성에 있어서도 청년변호사, 여성변호사, 지방변호사 등 다양성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 각국의 특허전문가 단체는 물론 정책당국이나 학술·문예 등 각종 협회와 MOU를 맺고 교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은행·금융 관련 법제를 공부했다. 카이스트 지식재산대학원 겸직교수,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대한변호사협회 지식재산연수원 운영위원도 맡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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