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옥 전 사장, 박찬법·서구 고문 등 그룹 일군 원로인사들 회사 떠나
사진 왼쪽부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 기옥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대외협력 담당 사장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기옥 전 대외협력 담당 사장이 올 정기 임원인사 때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근속연수 40~50년 이상의 원로 인사들도 줄퇴진하면서 3세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에 대한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기옥 전 대외협력 담당 사장이 올 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비상근 고문역으로 물러났다. 출근이 필요없는 비상근 고문역은 장기근속 임원들에 대한 예우 차원의 자리로 일종의 퇴직 코스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가 예상된 수순이라는 시각이다. 기 전 사장은 이미 지난해 2월 인사에서 상근고문으로 물러났으나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등 그룹재건 마무리를 위해 대외협력 담당 사장으로 불러들였다. 기 전 사장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광주제일고 동기동창 절친이었으나 2009년 '형제의 난' 당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해임에 표를 던져 박삼구 회장 체제를 굳힌 일등공신이다. 1976년 금호실업에 입사해 2005년 금호폴리켐·2006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0년 금호건설·금호터미널 대표이사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룹 상근고문이었던 서구 고문과 박찬법 고문도 회사를 떠났다. 서구 전 고문은 1962년 금호고속의 전신인 광주고속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올해로 근속연수 54년에 달하는 최장수 임원으로 꼽힌다. 서구 전 고문은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부사장을 거쳐 금호종합금융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고문으로 물러난 뒤 금호 오너 일가의 재산 관리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을 때마다 오너가와 함께 출국금지를 당하며 고초를 겪기도 했다. 박찬법 전 고문도 최근 집무실을 비웠다. 박 전 고문은 형제의 난 당시 박삼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2선 퇴진하면서 1년 간 공식적인 그룹 총수 자리를 맡았던 인물이다. 얼굴마담에 불과하다는 세간의 이야기와 달리 오너가의 신임이 두터웠다. 박삼구 회장과는 45년생 동갑으로, 1969년 금호에 입사한 뒤 47년을 그룹에 몸을 담았던 원로로 꼽힌다. 1970~1980년대 종합상사맨으로 사우디아라비아ㆍ레바논, 홍콩, 인도 등 해외 수출전선을 누비며 영업 담당 이사까지 올랐고, 1988년 아시아나항공 창립 이후 미주지역 본부장으로 발탁돼 이후 2005년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항공부문 부회장을 역임했다. 이외에 인사이더는 아니지만 2005년 금호타이어 사외이사ㆍ감사위원 겸직으로 시작해 그룹 고문을 맡았던 박상배 고문과 전 산업은행 총재로 2010년 그룹 고문으로 위촉됐던 정영의 고문도 퇴임했다. 이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는 3세 박세창 사장의 승계 작업을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룹재건을 마무리하고 비상경영에 들어간 박삼구 회장이 조직 혁신을 위해 세대교체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관측인 것이다. 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박 사장의 주력계열사 등기이사 선임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기옥 전 사장을 비롯한 고문들은 그룹을 일궜던 원로 인사들로 박삼구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며 "박삼구 회장이 그룹재건의 큰 틀을 마무리하고 올해 비상경영에 들어가면서 3세 경영을 위한 본격적인 새판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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