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현대기아차그룹·SK그룹 사옥 전경(왼쪽부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국내 주요 기업 대다수가 오는 11일, 18일, 25일 등 3주에 걸쳐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3월 11일에는 삼성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현대차, 포스코 등, 18일에는 LG그룹 계열사와 기아차, SK그룹 계열사 등이 일제히 주총을 갖는다. 주요 기업 대부분의 주가가 전년 대비 하락한 가운데 주총 안건서도 '위기', '비상경영' 등 이른바 '마이너스 경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오너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주요경영진은 유임시켰다. 여기에 더해 이사진의 임금은 동결 또는 줄이는 등 지난해부터 꾸준히 진행되온 사업재편과 구조조정의 여파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한 결과 전 기업들이 이번 주총을 통해 이사 보수한도를 동결하거나 삭감했다. LG전자가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 45억원에서 60억원으로 늘렸지만 이사 수가 7명에서 9명이 된 만큼 사실상 동결한 셈이다. 오히려 이사들의 임금을 줄인 회사들이 많다. 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의 임금 인상률을 2%로 정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임금을 동결한 가운데 이사진들의 임금도 줄이고 있는 것이다. 한진해운은 이사 보수한도 60억원을 유지했지만 이사 수가 5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현대로템은 이사보수한도를 4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줄였다. SK그룹은 회장, 부회장 등 최고위 임원들의 퇴직금 지급률을 낮췄다. 회장의 경우 1년 재직시 종전에는 6개월 급여를 퇴직금으로 받았는데 앞으로는 4개월의 급여만 받는다 부회장 역시 5개월에서 4개월로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이 정관 변경을 통해 분기배당제를 도입하는 배경도 마이너스 경영에 해당된다. 전년 대비 주가가 30~50% 이상 하락한 가운데 불투명한 경영환경이 이어지며 주가 상승률 조차 답보할 수 없게 돼 배당 확대를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비상경영 체제가 본격화 되며 주요 그룹 오너들의 이사 재선임 및 주요 경영진 유임도 이어졌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오너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전쟁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을 실천한 셈이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주요 경영진을 이사진에 전원 재선임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 지창훈 사장을 재선임한다. GS그룹에선 허동수 회장이 GS칼텍스 이사회 의장직 및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허 회장의 사촌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SK네트웍스는 오너인 최신원 회장이 대표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한다. 최태원 회장 역시 이번 주총을 통해 (주)SK 이사로 복귀한다. LG그룹의 경우 구본준 (주)LG 부회장이 LG전자 사내이사에 이어 LG화학의 사내 이사도 겸직하게 됐다. 구 부회장은 (주)LG에서 각 계열사들의 신사업과 미래 성장동력을 총괄하는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구 부회장과 함께 신성장사업추진단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백상엽 (주)LG 시너지 팀장(사장)이 LG이노텍의 사내 이사를 맡으며 신성장사업 추진의 의지를 보였다. 삼성그룹 역시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정관변경을 통해 대표이사가 겸직하도록 돼 있던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한다. 이사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경영과 이사회를 분리한 것이다. 정관변경을 통해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하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신규 사업으로 이겨내자는 의지를 보인 기업들도 많다. 롯데케미칼은 에너지저장장치, 수처리 사업 등을 정관상 목적사업으로 추가했다. SKC는 기존 의약품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화장품 사업을 추가했다. LG화학은 첨단 농업 사업을 새로운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주)두산은 면세점 사업 진출에 따라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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