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경찰이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직업을 피고인에게 말할 경우 '비밀 누설'로 처벌받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이기택)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비밀준수등)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5월 피고인 예비신문 과정에서 피해자 B씨의 직업을 알려 비밀 누설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A씨는 "피해자에 대한 강간사건을 조사하면서 피해자의 직업을 말한 사실은 인정하나 피해자의 직업만으로 피해자의 신원 등이 특정된 것이 아니어서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다"면서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은 "신원이라 함은 개인의 성장 과정과 관련된 자료로 주소, 원적, 직업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형벌법규의 명확성에 반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직업을 말함으로써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의 신원을 누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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