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공화국 실태] 환각의 끝, 끔찍한 결말

호기심·유혹에 이끌려 마약류 접해…인체 치명적 부작용, 각종 사건 원인되기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마약 사범들을 살펴보면 순간의 호기심이나 어떤 유혹, 우연한 기회에 마약류를 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4년 마악류 사범의 범죄원인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중독에 의한 경우가 20%로 가장 많았지만, 유혹에 이끌려 선택한 경우도 17.6%, 호기심에 따른 경우는 12.7%로 나타났다. 마약사범의 범행 장소를 보면 가정집, 농가, 축사가 64.5%로 큰 점유율을 보인다. 이는 농어촌, 도서 지역의 소규모 양귀비 재배 사범이 통계에 반영된 결과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아시아경제 DB

메트암페타민(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의 투약 장소는 가정집, 숙박업소, 자동차 등 은밀한 곳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 적발시 도주하기 편한 '노상'이 큰 비율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마약을 복용하면 경험해보지 못한 느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환각 증세에 따른 부작용은 인생을 파멸의 길로 이끌 수 있다. 아편이나 헤로인은 신체조정력 상실, 코카인은 정신 혼동, 필로폰은 환시와 환청, 날부핀은 언어장애 등의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정신분열, 심장마비 등은 물론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게 마악류의 부작용이다. 검찰은 "마약류 투약으로 인한 환각 상태에서의 살인, 강도, 인질극 등 2차 강력범죄는 특별한 동기 없이 환각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끔찍한 범죄의 주체가 되거나 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A씨는 2005년 6월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필로폰 0.05g을 투여한 직후, 사람들이 자신을 위협하며 따라오는 듯한 환각과 공포감에 사로잡혀 그들을 먼저 살해할 마음을 먹고 엘리베이터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칼로 찌르는 등 난동을 벌였다. B씨는 2012년 10월 부산의 한 모텔에서 프로포폴 과다 투약으로 인한 급성호흡부전증으로 숨을 거뒀다. C씨는 2001년 8월 대구의 한 여관에서 필로폰 과다 투약으로 사망했다. 한국마약류퇴치운동본부에 따르면 마약류 투약은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뇌와 중추신경계를 영구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고, 기억손상은 물론 대뇌부종,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심장박동에 영향을 주고 심장 활동을 억제해 다양한 심혈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뼛속의 골수를 손상하고 성장 호르몬 역할을 방해하는 등 골다공증과 백혈병 등의 질병을 부를 수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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