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사진=KTV 캡처
[아시아경제 이종윤 인턴기자] 이슬람권 국가에서 '명예살인'이라는 명목으로 매년 2만여명이 살해되는 가운데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명예살인 방지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샤리프 총리의 발언은 파키스탄의 명예살인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 '어 그릴 인 더 리버(A Gril In the River)'가 최근 진행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것에서 촉발됐다.샤리프 총리는 영화에 대해 "이 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며 "정부는 명예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행위를 막기 위해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명예살인이란 가족의 명예를 지키겠다며 이슬람 법도를 어긴 아내와 딸, 누이 등 여성을 살해하는 이슬람권 국가의 관습이다. 그간 일어난 명예살인의 이유로 여성이 '학교에 서양식 청바지를 입고 쇼핑한 죄', '남자친구를 사귀어 연애결혼을 시도한 죄', '정략결혼을 거부한 죄', '유튜브에 춤추는 동영상을 올렸다는 죄' 등 여성의 인권이란 찾아볼 수 없는 명목들이 대부분이다. 또 명예살인의 경우 법률상 가해자가 피해자 가족들과 합의하면 기소되지 않는 면책조항이 있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명예살인이 대표적으로 자행되는 터키의 경우, 2013년 '행복한 아이를 위한 협회'가 터키 남성 3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4%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가끔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18%는 '남자는 가정의 통치자이며 필요할 때 마음대로 폭력을 써도 된다'는 생각에 동의하며 이슬람권 사회에서 여성의 인권이 얼마나 유린되는지 알 수 있다.샤리프 총리의 발언에 이어 파키스탄에서 여성 교육을 주장하다 파키스탄 탈레반의 총격을 받았던 201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도 영화 감독 샤르민 오바이드-치노이에게 "여성의 권리에 대한 목소리를 내줘서 감사하고 온 국민이 그를 자랑스러워한다"고 언론에 말했다.하지만 1일 파키스탄 펀자브 주 주도 라호르에서는 18세 여성이 아버지가 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돼 이와 같은 파키스탄 정부의 움직임에도 명예살인은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이종윤 인턴기자 yaguba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디지털뉴스룸 이종윤 인턴기자 yaguba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