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샤프가 대만 훙하이에 인수된다. 일본 전자 대기업이 외국 회사에 통째로 인수되는 것은 샤프가 처음이다. 훙하이는 샤프라는 날개를 달고 한국 대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샤프는 25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고 훙하이의 재건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인수규모는 출자를 포함, 총 7000억엔(약 7조7000억원)에 달한다.샤프는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훙하이의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논의가 길어지면서 이날 임시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렸다. 향후 샤프는 훙하이 산하에 편입돼 그동안 부진했던 액정사업 재건에 박차를 가하고, 훙하이는 샤프 인수를 통해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훙하이는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생산에서 나오는 매출이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 수요 증가가 더뎌지고 있어 수익 다각화가 급선무였다. 이에 따라 액정·백색가전 등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보유한 샤프를 인수해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것이 훙하이의 계획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구체적 재건안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훙하이와 샤프 양사 회장은 가까운 시일 내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 재건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력사업과 직원 구조조정 등이 향후 재건책 마련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샤프는 당초 직원 고용을 전면 유지할 생각이었으나, '40세 이하의 젊은 직원에 대한 고용유지'로 궤도를 수정했다. 샤프는 액정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지난 회계연도에 2200억엔 규모의 연결 최종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회계연도에도 목표치인 100억엔의 영업흑자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스스로는 재건에 성공하기 힘들다고 판단, 훙하이와 손을 잡기로 한 것이다. 샤프는 당초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산업혁신기구(INCJ)의 재건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나, INCJ가 주거래은행들에게 최대 3500억엔 규모의 금융지원을 요청하면서 은행들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이 직접 일본을 찾아 샤프 간부들에게 재건안을 설명하는 열의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훙하이 쪽으로 돌아섰다. 한편 훙하이의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증시에서 샤프 주가는 전일대비 약 5% 상승한 주당 184엔까지 상승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