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대 광명시장이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영화 귀향을 보고 있다.
[아시아경제(양기대)=이영규 기자] 양기대 광명시장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광명동굴 수익금의 1%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광명시는 올해 광명동굴 수익이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시장은 또 "영화 귀향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역사의 처절한 교훈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양 시장은 22일 광명시 소하동 소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실화를 소재로 제작된 영화 '귀향' 시사회에 참석해 이 같이 강조했다. 양 시장은 먼저 "영화 귀향 조정래 감독이 지난해 3월 광명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발대식에 초청돼 강연을 했는데 1년여 만에 천신만고 끝에 영화가 완성돼 시사회를 갖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동의없이 일본정부와 일방적인 위안부 문제 협상타결을 선언했으며 일본 정부는 10억엔 운운하며 돈으로 대충 마무리하려는 속셈을 보이고 있다"며 "저는 오늘 위안부 할머니 문제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광명동굴 수입금의 1%를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해 쓰겠다는 약속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 감독이 그동안 제작자 및 후원자들과 함께 천신만고 끝에 제작한 영화 귀향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역사의 처절한 교훈을 되새기고 바로잡는 출발점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영화 '귀향'은 각본과 연출, 제작을 맡은 조정래 감독이 2002년 경기도 광주 소재 '나눔의 집'(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가 만난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배경으로 써 내려 간 이야기다. 1943년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난 열네 살 정민(강하나)과 비슷한 또래 소녀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렸다. 귀향은 제작부터 개봉까지 어려움을 겪었으나 결국 '국민 투자'로 완성된 영화다.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한 조정래 감독은 10년이 넘도록 시나리오를 다듬었고, 7만명이 넘는 국민모금으로 제작비를 마련,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날 영화를 본 이옥선 할머니(90)는 "어렵게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영화를 통해 그동안 숨겨진 일본군들의 만행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광명시가 피해 할머니들에게 이렇게 높은 관심을 가져 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옥선 할머니(93)는 "영화를 보니 과거 일본군들의 만행이 떠올라 소름이 날 정도이다. 많은 국민들이 영화를 보고 일본의 잘못을 이해했으면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양기대 광명시장이 영화 귀향 시사회에 참석한 위안부 할머니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일출 할머니(89)는 "영화를 보니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할머니들이 생각이 나서 마음이 무거웠다"며 눈물을 흘렸다. 조정래 감독은 "할머니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다들 살아남은 자의 미안함, 죄의식 같은 게 있다"며 "내가 잘못 했으니깐 이런 일을 겪은 것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신다. 영화 속 반전을 통해서 그런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사회는 '광명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광명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는 시민성금을 모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8월15일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현장인 광명동굴 입구에 광명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