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저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귀성길 기름값 부담도 많이 줄었다. 이젠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데 10만원이 채 들지 않는다. 휘발유값이 2000원대에 육박했던 2012년과 비교하면 5만원 가량을 절약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기름값의 절반을 넘어선 높은 유류세는 여전히 서민들의 기름값 부담을 낮추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358.99원으로 전일 대비 0.76원 하락했다. 기름값은 지난해 7월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1300원대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도 전체의 80%를 넘어섰다.
사진=아시아경제DB
기름값이 떨어지는 건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는 "국제유가는 중국의 경기지표 부진, 주요 투자은행 유가전망 하향 조정, 이란 원유생산능력 증가 전망 등 하락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현상에도 불구하고 높은 유류세로 인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 인하폭은 제한적이다. 휘발유 가격은 정유사 공급가격과 세금, 유통비용 및 마진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세금이 64%에 달한다. 유류세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529원), 교육세(79.35원), 주행세(137.54원)가 포함되며 여기에 부가가치세 10%가 가산된다. 특히 이들 세금은 정액으로 붙어 고정돼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하락과 연동되지 않는다. 국제유가가 하락해도 소비자들이 그 효과를 쉽게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휘발유 1ℓ리터를 주유할 경우 830원 가량을 세금으로 내는 셈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류세가 재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기름값이 저렴할 수록 서민들이 체감하는 유류세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강건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유류세는 한 번 내리면 올릴 수 없다"며 인하 불가침 방안을 고수한 바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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