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신건강 50대' 경영권 안놓는 신격호…분쟁 길어지나

첫 심리에 직접 출석…걸어서 법원 들어가장남 후계자 지목 결정 재확인내달 9일 두번째 심리…최종결과는 5~6개월 걸릴듯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개최된 성년후견인 지정 관련 심리에 직접 참석했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본인의 판단능력에 문제가 없다며 건강을 과시하고 나섰다. 향후 경영 활동을 하는데 무리가 없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장남을 후계자로 지목한 기존 결정을 재확인한 것이어서 롯데그룹 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 총괄회장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개최된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1차 심리에 참석,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재판부에 직접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은 지난달 그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씨가 신청했다. 성년후견인 제도는 정신적 제약으로 일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대신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 법률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신 총괄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김수창 변호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신 총괄회장이 본인의 판단능력에 대해 법정에서 직접 밝혔다"면서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검은 코트, 붉은 머플러 차림으로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 없이 지팡이와 주변의 부축에 의지해 걸어들어갔다. 이에 대해 김수창 변호사는 "(법원 관계자가 신 총괄회장을 방문해 검증하는) 출장검증 절차도 추진했는데 본인이 직접 나와서 진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더 객관적인 상태를 밝히는 길이라고 판단해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양측은 다음달 9일로 예정된 두번째 심리를 포함, 몇 차례의 심리를 더 거치게 된다. 또한 법원이 지정한 의료시설에서 신체감정을 받고, 감정인(의사)은 신 총괄회장의 판단능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진단한다. 신 총괄회장 측은 최종 결과가 나오기 까지 5~6개월 가량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후견인이 지정될 경우 신 총괄회장은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간 '아버지의 뜻'을 명분으로 삼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주장은 힘을 잃게 되는 셈이다. 또한 신 총괄회장 본인도 법적 행위를 할 때 후견인들과 합의를 거쳐야 하므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반대로 후견인이 지정되지 않으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이 명분상 타격을 입게 된다. 신 회장 측은 그간 "아버지의 판단능력에 문제가 있고, 신 전 부회장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신 회장이 이미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고, 삼부자가 직접 보유한 지분의 절대수가 적기 때문에 당장 경영권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 총괄회장이 본인의 건강상태를 증명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의중이 안팎으로 명확해진 만큼 '후견인 지정'으로 결론이 난다해도 신 총괄회장이 불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한일 롯데 내부에서는 신 회장에게로 중지가 모아진 상태"라면서 "남은 것은 명분인데, 신 총괄회장 본인이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고 건강에 대해서도 자신하고 나선만큼 쉽게 결론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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