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불구 자신감 드러낸 권오준 포스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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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첫 적자를 기록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과거 같은 성장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습니다.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갈 것입니다."28일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나선 권오준 포스코 회장. 다소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그의 발언엔 자신감이 묻어났다. 중국발(發)발 공급 과잉 등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비교적 선방했고, 향후 구조조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회사를 제 위치에 올려 놓겠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듯 했다.포스코(개별기준)는 지난해 매출(25조6070억원)이 제품단가 하락으로 전년보다 줄긴(-12%) 했지만 철강판매량은 3534만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조2300억원(-4.8%), 당기순익은 1조3180억원(+15.7%)을 달성했다. 세계 1위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 일본 1위 신일철(옛 신일본제철) 등 글로벌 철강기업 대부분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30~40%씩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분명 중간 이상의 성적표다.문제는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실적이다. 지난해 58조1920억원의 매출과 2조4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10.6%, 25% 감소했다. 순이익은 마이너스(-960억원)를 기록해 2014년 5567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적자전환의 주범은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영업외 요소가 크다. 원화값이 떨어지며 외화손실 규모가 6900억원대에 달했고, 신흥국 화폐가치 하락으로 광산 등 해외 투자자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86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하는 등 평가손실만 1조5640억원에 달했다. 포스코 순익(1조3180억원)을 뛰어넘는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신일철과의 소송합의금으로 약 3000억원을 지급한 것도 실적에 반영됐다.실적을 끌어내린 건 부실 계열사 영향도 적지 않다. 국내 43개, 해외에 178개 계열사(2015년 3분기 기준)를 거느리고 있지만, 절반 이상이 적자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해 포스하이메탈, 포뉴텍 등 34개사를 정리한데 이어 올해도 35개사를 추가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권 회장은 이렇게 70여개의 계열사를 정리해 연간 1조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권 회장이 추진해온 재무구조 개선의 노력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포스코는 지난해 순차입금을 전년 대비 5조7000억원 줄여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인 78.4%로 낮췄다. 포스코 별도 부채비율(19.3%)로는 포항제철소 가동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낮다.권 회장은 파이넥스 등 자체 개발한 신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0년간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한 덕분에 포스코만의 고유 기술이 100개가 넘는다"며 "기술을 수출하면 포스코의 글로벌 위상을 올릴 수 있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도 향상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국내에 유입되는 중국산 저가 열연 제품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반덤핑 제소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권 회장은 올해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다. 투자비를 지난해보다 3000억원 늘린 2조8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 목표는 58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권 회장은 "그간 강력하게 추진한 구조조정의 효과를 가시적으로 내게 하는 데서 회사 미래의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다"며 "수익성의 관점에서 혁신을 추진하고 극한적인 저비용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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