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바둑 특화 인공지능이 아니라 '범용'으로 개발오는 3월 중순 이세돌 9단과 한국에서 대국 펼쳐
구글은 28일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영국에 있는 구글 딥마인드와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됐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인공지능이 프로 바둑 선수를 이겼다.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그 주인공이다. 오는 3월 알파고는 한국에서 중순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구글은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영국에 있는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와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인 데이비드 실버와 화상으로 진행됐다. 데이비드 실버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는 "과거에 인공지능 시스템이 개발됐을 때 전문가들의 목표는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었지만 이제 한 수 한 수를 평가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향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현실세계의 복잡한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쓰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알파고는 무엇인가=알파고는 구글과 딥마인드가 개발한 범용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바둑에만 특화된 인공지능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구글은 알파고가 인공지능 기술 중 '최고'라고 소개했다. 알파고의 '알파'는 최고라는 뜻이며, 알파고는 모회사 '알파벳'을 연상케 하는 이름이다. 알파고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둑'을 마스터 한 첫 프로그램이자, 이세돌 9단과 맞붙는다는 점 때문이다. 체스는 20개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지만 바둑은 200여개의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체커나 체스를 마스터한 컴퓨터나 인공지능은 존재했지만, 바둑을 마스터한 것은 알파고가 처음이다. 알파고는 지금까지 500회 바둑 대국을 펼쳐 499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구글은 딥마인드 본사로 유럽에서 활동 중인 중국의 판 후이 기사를 초청, 알파고와 대국을 진행했다. 5회 대국 모두 알파고가 승리했다.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세계 바둑 협회에 등록해 선수로 출전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패배한다면 재도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세돌 9단은 "뜻깊은 대국을 하게 돼 기쁘게 생각하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알파고는 바둑 규칙을 일일이 학습해서 개발된 시스템이 아니며, 스스로 어떻게 이기는 지를 학습한다"며 "알파고의 승리는 인공지능 연구 분야에서 획기적인 분수령이었고, 이세돌 9단과 대국 후 알파고의 바둑 스타일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왼쪽)와 데이비드 실버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 (오른쪽)가 행아웃을 통해 한국 기자들에게 '알파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어떻게 바둑선수를 이겼나= 알파고는 돌의 위치를 평가하고, 이렇게 놓으면 이길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가장 유리한 수를 고려하는 '정책망'과 승자를 예측하는 '가치망'이 각각의 역할을 해냈다. 알파고에는 이러한 12가지 레이어(층)로 바둑판을 분석하는 심층 신경망 기술을 적용했다. 딥마인드는 알파고에게 특정 선수의 정보를 학습시키기보다는, 수백만번의 경기 연습을 통해 알파고의 능력을 발전시켰다. 알파고는 수천만 회 바둑을 뒀고, 시행착오 프로세스를 거쳐서 새로운 전략을 발견하는 방법을 익혔다. 지난해 10월 판 후이 기사와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1시간 경기에 3초간 생각한 후 돌을 뒀다. 알파고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줄수록 검색할 수 있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승률이 높아진다. 데이비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는 "알파고는 전문가들의 게임을 공부했지만, 공부하는 과정에서 자가 학습을 통해 승률을 높일 수 있다"며 "인간이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는 말처럼 하나의 사례로 여러 지식을 불러들이는 반면, 기계는 인간만큼 효율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누구?=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인지신경과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게임회사를 거쳤고, 어린 시절에는 체스 영재로 주목을 받았다. 데미스는 17살 때 시뮬레이션 게임 '테마파크'를 개발했고, 이후 그는 비디오 게임 회사 '엘릭서 스튜디오'를 설립했다.게임 산업에서 떠난 이후 데미스는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컴퓨터학을 전공했고, 영국 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에서 인지 신경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데미스가 쓴 '기억과 상상의 연결'에 대한 논문은 사이언스 지가 선정한 '2007년 획기적인 논문 10'에 꼽히기도 했다. 데미스는 2010년 딥마인드를 창업했고, 딥마인드는 2014년 구글에 인수됐다. ◆구글은 뭘 하려는가= 구글은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여행 계획을 세워주는 서비스, 의료 진단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의료 영상을 보고 이상한 부분을 찾아내고, 해당 질병을 진단하고 필요한 치료 계획까지 알려주는 것이다. 데미스 CEO는 "미래에 인공지능 기술로 리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하고 힘든 문제, 예를 들면 의료진단이나 기후 모델링, 여러 다양한 스마트폰 어시스턴스 분야에서 운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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