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인사를 나누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미국 외교 1·2인자가 중국을 향한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 수위가 쟁점이 된 가운데 중국의 “특별한 역할”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은 20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을 잇따라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북한과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하면 ‘특별한 역할’이 있다”며 ‘중국 역할론’을 말했다. 특히 그는 대북제재의 한 방법으로 '북중간 무역축소' 등을 염두에 둔 발언도 했다.블링컨 부장관은 "북한의 모든 무역은 사실상 중국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북한에 대해 더 많은 영향력과 레버리지가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중국이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하지만 핵심내용인 '강력하고 포괄적' 대북제재의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그는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며 "뉴욕(안보리)에서 (논의를) 시작했고, 독자적으로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추가제재를)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블링컨 부장관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으로 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출처 : 블룸버그)
이제 국제사회의 눈과 귀는 27일로 예정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에 모아질 전망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내용에 포함될 대북제재의 폭과 강도에 대한 미·중간의 실질적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앞서 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케리 장관의 방중 일정을 공식 발표하면서 "중국 정부 지도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양자와 지역, 글로벌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하지만 북핵 해법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의 ‘역할’을 끌어내기 위한 미국 외교 수장의 방문 노력에 중국이 제대로 응답할 지는 의문인 시각이 많다. 그 잣대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예방 여부다. 한 외교전문가는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한미일 어느 지도자도 중국의 시진핑과 제대로 된 연락을 취하지 못했다”며 “이번 방중 기간에 케리 국무장관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한편 미국은 독자적으로 대북제재 법안을 내는 등 간접적으로 중국의 ‘역할’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최근 미 하원을 통과한 대북제제강화법안은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ㆍ은행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 포함됐다. 이 조항은 사실상 미중 양국 모두 불편할 수 있다. 실제 이를 시행할 경우 미중 간 경제협력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통령 재량권으로 남겨뒀지만 언제든 중국에 꺼내 들 카드임에는 분명하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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