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경제 파고 예고한 '중국발 쇼크'

새해 벽두부터 중국ㆍ중동발 복합 악재에 아시아 증시가 패닉에 빠지고 글로벌 증시도 충격을 받았다. 가뜩이나 살얼음판인 우리 경제에 새로운 암초가 등장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연초에 몰아친 대외리스크는 올해 우리 경제가 당면할 험로를 예고하는 것이자 새 경제팀의 위기 상황 인식과 대처 능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대외 악재로 경제가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경제체질 강화로 증시를 뒷받침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중국 증시는 어제 급락과 폭락, 거래중단과 거래재개, 조기종료라는 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국 당국이 올해부터 도입한 서킷브레이커(주가가 전 거래일 종가대비 5%이상 급등락하면 15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시장안정조치)가 이날 처음으로 적용했다. 그렇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결국 전거래일보다 6.86% 폭락한 채로 중단됐다. 중국발 쇼크 여파로 일본 닛케이지수가 3.06% 떨어지고 코스피도 2.17% 빠지는 등 아시아 증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어 개장한 유럽 증시 또한 일제히 전거래일보다 2~4% 떨어졌다. 미국 다우지수는 중국 시황과 일부 지표 부진이 맞물리면서 1.58% 하락했다. 국제 외환시장도 요동치면서 달러ㆍ엔은 강세를 보였고 유가는 반등했다.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의 배경은 복합적이지만 중국의 경기 경착륙 가능성과 이에 따른 투자자 심리의 급랭이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에 이어 나온 경제매체 차이신의 제조업 PMI조차 전망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중국 제조업 둔화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 것이다. 위안화 가치의 평가절하로 중국내 자본유출에 대한 염려도 커졌다. 여기에 사우디와 이란의 단교 등 중동 정세 불안이 가세했다. 이번 블랙 먼데이는 올해 세계 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만큼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당분간 중국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미국의 금리인상 후폭풍 등으로 세계 경제여건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외변수를 우리 힘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경제수장 교체기의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 새로 들어설 유일호 경제팀의 책무는 더 무거워졌다. 단기적으로 해외 경제의 흐름을 주시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안전판을 확실하게 세우는 한편 한계기업 정리와 구조개혁 등 장기적인 경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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