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간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타결된 다음날(29일) 관련 시민단체들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합의된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양측 간 합의된 사항 중 관련 재단설립에 일본 정부 자금 '10억엔 약속' 외에는 명확히 명시된 게 없어 해석을 둘러싸고 논란이 증폭돼 가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외교부와 여성가족부가 재단 설립을 위한 실무협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단설립 준비작업을 위해 내년초 외교부와 여가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실무채널을 공식 가동하고, 내년 상반기께는 재단을 출범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10억엔'의 '성격 규정'을 놓고 한일 정부와, 피해자 간의 큰 괴리를 좁히지 않을 경우 '재단 출범' 이후 동력이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발표문 형식'을 취한 것은 '이행 강제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한일 외교회담 결과는 단순한 발표문 형식이기 때문에 이행의 강제성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일본 측이 피해자 지원을 위해 10억엔을 내놓기로 한 것은 오히려 부차적인 사안"이라고 짚었다. 정부는 회담 타결 다음날인 29일 외교부 1ㆍ2차관을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보냈다. 하지만 '피해자 할머니'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또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피해자들과 국민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한 외교적 담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정부는 이번 회담 성과로 꼽는 '10억엔 출연'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 지난 1995년 '아시아여성기금'이나 2012년 '사사에 안'에 비해 피해자 보상 측면에서 일본 정부의 예산을 온전히 사용하는 등 진일보 했다는 평가다. 특히 과거 아시아여성기금은 민간 모금액으로 한국,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 5개국의 피해자 285명에게 1인당 200만엔의 위로금을 지원했다. 또 정부 예산을 통해 1인당 300만엔의 의료비도 지급했다. 하지만 당시 '책임 회피용'이란 여론이 거세지면서 흐지부지 됐다. 결국 일본 측의 '법적 책임' 명시 등 진심어린 사과가 전제되지 않는 한 '최종적 및 불가역적'이란 문구는 실질적으로 '사문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나마 구체적인 안으로 일본 정부 차원의 '10억엔 출연'을 약속했지만, 피해자 할머니들의 '수용 거부'로 앞으로 실제 재단을 설립돼 구체적 안을 발표하더라도 지원대상 선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의미가 크게 퇴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