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2년 약정에 보조금 지급이 일반적이었던 휴대전화 구매방식이 점차 조기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기 업그레이드는 일정 기간 단말기 할부금을 내면 새 단말기로 교체해주는 방식이다. 자동차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리스(lease)와도 일정 부분 비슷하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휴대폰 구매 방식의 변화로 이통 시장 경쟁판 달라진다'라는 보고서를 내고 앞으로 휴대전화 구매 패턴이 단말기 조기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단말기 조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미국의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도입하고 있는 판매방식이다. 매달 정해진 할부금을 납부하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용하던 단말기를 통신사에 반납하고 새로운 단말기를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교체할 수 있다. 보고서는 2년 단위의 약정이 보편화된 통신 시장에서 단말기에 대한 잔여 할부금 부담 없이 최대 연 3회까지 단말기를 교체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단말기 및 통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통신사들은 조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T모바일의 점프(JUMP!)와 AT&T의 넥스트(Next), 버라이즌의 엣지(Edge), 스프린트의 스프린트 리스(Sprint Lease) 등 미국 4대 통신사 모두 단말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보고서는 이 프로그램이 통신사에게 효과적인 고객 유지 및 유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정 금액을 내고 조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에 가입한 소비자는 그 가입 금액에 대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 새로운 단말기를 구매하고 해당 통신사의 이용을 연장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혜택이 많은 조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의 가입을 위해 경쟁사의 고객이 이동해 올 수도 있다. 이처럼 단말기 조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보조금을 대체하는 새로운 경쟁수단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조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보조금이 제공되지 않는 만큼 재무적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이런 프로그램은 국내에도 도입이 시도되고 있지만 단통법 등으로 인해 아직 활성화 되지는 못하고 있다. 과거 LG유플러스가 제로클럽, SK텔레콤이 프리클럽, KT가 스펀지제로플랜과 같은 중고 단말기 선보상 프로그램을 출시한 바 있지만 단통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있어 크게 활성화 되지 못했다. 개인정보가 많이 담긴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한다는 사항도 소비자들에게 다소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보고서를 작성한 장재현 연구위원과 정재훈 선임연구원은 "이통 시장의 활력이 줄어가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수익성을 높이면서 고객을 유지하고 시장을 되살릴 방안 가운데 하나로 단말기 조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며 "이 프로그램은 이동통신 업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이슈"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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