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구제 57년' 안톤 트라우너 신부, 국민훈장 모란장

451억 기부한 故정석규옹 등 68명 국민추천포상 수상…가수 현숙씨는 대통령표창

2015 국민추천포상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 안톤 트라우너 신부.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57년간 부산지역에서 빈민 구제와 의료·교육 봉사를 해온 벽안(碧眼)의 독일인 신부 안톤 트라우너 씨(92)와 44년간 451억원을 기부한 고(故) 정석규 씨(향년 85세)가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다.행정자치부는 23일 트라우너 신부를 비롯해 총 68명이 올해 '국민추천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들 정부포상 대상자와 가족, 역대 수상자 등 100명을 내일(24일) 정부서울청사로 초청해 수여식을 갖을 예정이다.올해 국민추천포상 수상자는 국민훈장 4명, 국민포장 7명, 대통령표창 21명, 국무총리표창 19명, 장관표창 17명 등이다.이번 수상자중 최고등급인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받는 트라우너 신부는 6·25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58년에 처음 한국에 들어와 사재를 털어 피난민들에게 밀가루와 옷을 나눠주고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쳤다.그는 또 가난한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칠 기술학원을 건립하고 어린아이와 산모들을 위한 조산원을 설립해 의료봉사에도 힘을 쏟는 등 지난 57년간 부산에서 빈민구제와 의료·교육 봉사에 헌신해왔다.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해 이름까지 하 안토니오로 바꾼 벽안의 신부는 "제일 귀한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눔이야말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5 국민추천포상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 故 정석규 옹.

또 다른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자인 고 정석규 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지난 44년간 총 450억 원을 기부하는 등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삶을 살았다.한편, 올해 국민추천포상 수상자 중에 가수 현숙(정현숙) 씨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효녀가수로 잘 알려진 그녀는 지난 37년간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위문공연을 실시하고 2004년부터 매년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사랑의 이동목욕차량' 1대씩을 후원하는 등 총 7억8000만원을 기부한 공로로 이날 대통령표창을 수상한다.2011년 시작돼 올해 5회째를 맞는 국민추천포상은 사회 곳곳의 숨은 공로자들을 국민들이 직접 발굴·추천하고 정부가 포상하는 제도로 그동안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인 고 이태석 신부를 비롯해, 노량진 수산시장의 '젓갈 할머니'로 유명한 유양선 씨, 33년간 한센인들에게 의료봉사를 펼쳐온 강대건씨, 60년간 제주도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 신부 등 총 150명이 포상을 받았다.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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