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본입찰 오늘 마감…명분은 한투증권·미래에셋, 자본력은 KB금융-"금융투자회사가 인수해야 금투업계 발전" vs "초대형 금융사 나와야"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건의하기 위한 금융투자업계 긴급 사장단회의에서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진행되는 KDB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 한국투자증권이 유력 인수 후보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매물인 KDB대우증권 본입찰이 21일 마감된다. KB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3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2조원대 초반에서 인수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이날 대우증권 보유 지분 43%와 산은자산운용 보유 지분 100%에 대한 매각 본입찰을 실시한 후 오는 24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명분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앞선다.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은행 중심의 KB금융지주보다는 금융투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하는 게 적합하다는 평가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한국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하는 게 금융투자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이 같은 취지에서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금융산업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는 사안인만큼 명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아시아 1등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고,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의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약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누가 인수하든 자기자본 7조~8조원대의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오너의 의지 측면에서 한국투자증권이 다소 앞선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KB금융지주는 대형 증권사를 보유한 대형 은행이 금융 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처럼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유니버셜 뱅킹 모델을 통해 초대형 금융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증권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 등 인적 피해와 인수금융 상환 부담 등 재무적 피해로 인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대우증권 인수를 결사반대한다"며 KB금융지주의 인수를 지지하고 있다. 자본력에서는 KB금융지주가 앞선다. 다만 보수적인 성향의 KB금융 이사회가 높은 입찰가격을 써내는데 반대할 가능성이 커 KB금융지주도 과감한 베팅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대우증권 주가가 1만600원으로 올해 4월 고점(1만8550원) 대비 40% 넘께 빠지지면서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시가가 1조4891억원으로 낮아진 것도 문제다.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더 해도 1조8000억원 수준에 그치는 수준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나 높은 가격을 써내느냐에 달렸다. 시가보다는 장부가가 중요하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대우증권 장부가는 1조7758억원, 패키지 매각대상인 산은자산운용 장부가는 634억원으로 총 장부가는 1조8392억원이다. 장부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2조원 초반대에서 인수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십을 갖춘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강력한 자본력을 갖춘 KB금융지주가 각각의 변수를 극복하고 얼마나 높은 가격을 써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는 증권사 관계자는 "대우증권 인수에 시가가 영향을 미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장부가"라며 "펀더멘털에 따른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중요해 단기 주가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으며 예정대로 대우증권 본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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