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백화점이 '스트리밍(streaming)' 서비스를 이용해 매장에 음악을 트는 경우에도 연주자와 음반 제작자에게 저작권 사용료를 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창석)는 10일 한국음악실연자협회와 한국음반산업협회가 현대백화점을 상대로 낸 '공연보상금' 소송에서 "현대백화점은 2억3528만원을 지급하라"면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대백화점은 2010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온라인 음악 유통사업자인 KT뮤직으로부터 디지털 음원을 전송받아 매장에 틀었다. 스트리밍 방식으로 재생했고, 음원을 저장하지는 않았다. 스트리밍은 인터넷에서 음성을 실시간으로 재생해내는 기술이다.
대법원
원고들은 2010년 10월 한국백화점협회와 협상을 통해 매장에서 판매용 음반을 사용할 경우 이를 보상받기로 한 바 있다. 저작권법상 공연보상금은 판매용 음반을 트는 경우에 주도록 하고 있다. 스트리밍 음악을 '판매용 음반'으로 볼 수 있는지가 이번 사건 쟁점이다. 원고 측은 "판매용 음반에 수록된 음원을 디지털로 변환한 음악파일을 사용한 공연도 판매용 음반을 사용한 공연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스트리밍 음악은 CD처럼 시중에 판매하기 위해 제작된 음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심은 "판매용 음반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저작권자와 저작인접권자의 이해관계가 대립되므로 '판매용 음반'의 개념을 통일적으로 해석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판매용 음반은 '시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시판용 음반)'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어 현대백화점이 저작권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KT뮤직이 음반제작자로부터 받은 디지털 음원은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되는 방식으로 고정되므로 저작권법상 '음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2심 재판부 의견을 받아들여 스트리밍 음악도 판매용 음반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기존 소송에서 스트리밍을 판매용 음반이 아니라고 해석했지만, 대법원이 판례를 변경함에 따라 유사 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적재산권 관련 국제조약은 '유선이나 무선 수단으로 공중이 이용할 수 있게 된 음반'에 대해 연주자 등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폭넓게 규정했다. 한국은 디지털 음원에 대해 국제조약이 보장하는 권리를 축소 해석해 정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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