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고 비리 檢 고발…'부정 입학' 90명 학부모는 누구?

서울시교육청, 14일 각종 비리 의혹 감사 결과 '대부분 사실, 검찰 고발' 발표...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 '직격탄' 예상

하나고등학교.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14일 발표된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결과에 따라 하나고등학교 교직원ㆍ일반 학부모들은 물론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고발ㆍ수사 의뢰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우선 '입학 비리'의 불똥이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에게로 튈 전망이다.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하나고 측이 2011∼2013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에서 1차 서류와 2차 면접 전형이 끝난 후 일부 탈락자들의 점수를 높여 합격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3년간 매년 평균 30명씩 총 90명이 부정 합격했는데, 이중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 전형이 13명이었다. 이 기간 동안 120명의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 전형 합격자 중 10% 가량에서 '부정 합격'이 발견된 것이다. 나머지는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16명, 일반 전형 69명 등이었다. 특히 이같은 감사 결과는 하나고 측이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는 바람에 2010년, 2014년, 2015년도 입학생은 빠진 상태다.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경우 자료 확보 여부에 따라 부정 합격자 수가 현재보다 늘어나 수사ㆍ사법처리 대상도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기숙사 성비를 맞추기 위해 남학생을 더 뽑았다고 했지만, 여학생들도 일부 있어 해명을 무색하게 했다. 또 성적순이 아니라 임의적으로 120등대에서도, 190등대에서도 합격자를 뽑는 등 명확한 기준ㆍ근거가 전혀 없었다. 김형남 시교육청 감사관은 "상식적으로 봤을 때 금품 수수나 부정 입학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서류상으로 학부모 직업 등에 대한 정보를 더 얻어내지 못했다"며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들에 대한 특혜 여부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선 검찰 수사를 통해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동안 교육계 안팎에선 하나고에서도 2013년 터졌던 특목고 입학 비리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학부모들 사이에선 하나고에도 '기부금 입학'이 가능하다는 정보가 나돌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 수사가 학생 입학을 둘러 싼 금품 거래를 확인하는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감사 결과 새로 드러난 하나고-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출자 시설관리회사간 입찰 비리 의혹도 문제가 되고 있다. 감사에서 하나고측은 2010년 개교 후 최근까지 이 회사에 6년간 약 100억원대의 용역을 수의 계약으로 몰아줬다. 이 기간 하나고가 발주한 140억여원대의 용역 중 약 70%를 이 업체가 독차지했다. 국가계약법상 사립학교 수의계약은 추정가 5000만원 이하에만 할 수 있다는 조건을 어겼다. 이에 일단 시교육청은 국가계약법 위반 혐의만 확인한 상태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추가 비리가 나올 수 있어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혀 금품 수수 등이 더 불거져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경우 검찰의 수사가 어느 선까지 이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회사는 '교원공제회'처럼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의 출자로 설립된 일종의 협동조합인데, 주로 하나고의 학교 시설 전반의 관리를 맡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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