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맵 지도 쓰지마라' VS '새 지도 사서 쓴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T맵'과 '김기사' 간 다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지도 데이터베이스(DB)'가 주목받고 있다.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T맵을 서비스하고 있는 SK플래닛은 김기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전자지도 DB에서 T맵과 비슷한 정보가 발견되자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에 김기사 개발사인 록앤올은 다른 지도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오타라고 항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은 내비게이션용 전자지도DB와 실시간 교통정보를 토대로 빠른 길을 안내해 주는 소프트웨어다. 여기서 쓰이는 전자지도 DB는 정부가 판매하는 전자지도를 구매해 지도나 도로, 목적지 정보ㆍ주소(POI)를 직접 입력해서 구축한다.현재 전자지도 DB를 구축해 사용 중인 업체는 SK플래닛, 현대엠엔소프트, 맵퍼스, 팅크웨어 등이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도 DB를 구축하고 있지만 내비게이션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록앤올도 지난해 초 자체적으로 지도를 구입해 전자지도 DB를 구축했다.김기사와 T맵은 2011년부터 지난해 8월 말까지 같은 전자지도 DB를 썼다.SK플래닛은 록앤올에 지도표출용 배경 지도 정보, 경로계산용 도로네트워크 정보, 목적지 명칭ㆍ주소 등을 제공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양사의 계약이 종료됐고 그 후 유예기간 동안 김기사 측이 전자지도 DB를 교체했다.문제는 김기사가 올 초 자체적으로 전자지도 DB를 구축했음에도 일부 속성정보가 T맵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보통 지도를 제작할 때는 도로명, 차선 수, 상점 명칭 같은 속성정보를 포함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SK플래닛이 고의로 집어넣은 오타가 김기사의 DB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된 것이다. SK플래닛 측은 오타를 일종의 워터마크라고 주장하고 있다.SK플래닛 측은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표시해 둔 디지털 워터마크를 목적지 명칭, 배경 속성정보(건물인지 도로인지 구분하는 정보) 등에 심어뒀는데 김기사 지도에서 발견됐다"며 "이런 단서들이 수십 개에 달한다"고 말했다.박종환 록앤올 대표는 "한국공간정보통신에서 새 주소 지도를 구입했고 다른 지도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일부 포함됐을 수 있다"며 "지난해 6월 말 SK플래닛의 지도를 삭제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도 만드는 작업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오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오타는 워터마크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사무실에서 작업한 데이터를 합쳐서 지도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오픈된 지도, 사용자 빅데이터를 참고하는데 참고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한편 SK플래닛은 지난달 30일 록앤올을 상대로 'T맵 지식재산권 침해 중단'을 요청하는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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