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카드업계는 3년 만에 이뤄진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 개편을 놓고 격앙된 반응이다. 업계는 "시장 논리를 무시한 채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이대로라면 카드사 몇 군데는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수료율 인하 폭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내년에 금리가 인상되면 카드사가 안게 되는 부담은 상당해질 것"이라며 "카드업계를 구조조정 할 생각으로 인하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수수료 인하 실효성 얼마나 있나=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 가맹점들이 카드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액이 줄어드는 것은 맞다. 연 1억원(한달 평균 850만원)을 버는 영세 가맹점이 연간 5000만원을 카드 수익으로 벌었다고 가정할 경우 변경될 가맹점 수수료율(0.8%)을 적용하면 앞으로는 카드 수수료를 연 40만원, 한 달에 약 3만3000원 정도만 내면 된다. 기존 연 75만원, 한 달에 약 6만3000원을 내던 것 보다는 부담이 경감된다. 금융당국은 전체 가맹점의 97%에 달하는 전국 238만개 가맹점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문제는 실효성 여부다. 업계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자영업자들에게 근본적으로 시급한 대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월별로 따지면 몇 만원 정도 줄어드는 것인데 자영업자 대출이나 임대료 문제도 아니고 수수료 인하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자영업자와 카드업계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일방적인 카드사의 희생을 강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정치 논리에 휘둘리는 카드업계=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시사하면서 "원가 분석을 산출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업계는 시장 논리에 따라 합리적인 선에서 수수료가 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수수료율 인하는 이 같은 예상을 뒤집었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정치권 눈치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만들어낸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카드사 한 고위 관계자는 "시장 외 다른 변수들에 의해서 가맹점 수수료율이 정해지면 포화 상태인 카드업계는 그대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내부적으로 비용을 감축하거나 부가서비스를 줄이는 방법으로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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