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획정, 지역다툼으로 번지나

대구경북 이어 충청의원 회동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내년 4ㆍ13 총선의 선거구획정이 지역다툼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 의원들이 12일 오전 획정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한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대전, 충남·북 의원 11명이 모였다.지금까지 농어촌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선거구 지키기에 나섰다면 이제는 지역별로 의석 사수에 사활을 거는 양상으로 확대됐다. 특히 선거구획정위가 충북 청주 의석수를 4석에서 3석으로 줄일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이 지역 국회의원 뿐 아니라 시의회까지 나서기도 했다.정치권에서는 지역별로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가 인구편차를 2대 1로 조정하라고 결정하면서 의석수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데, 여야가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못 박으면서 지역간 뺏고 뺏기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총량에는 변화가 없으니 지역별 의석 확보를 위해 다툼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선거구획정위가 246석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영남에서는 경북과 경남이 각각 2석과 1석 줄어들고 호남에서는 전북 2석, 광주와 전남은 각각 1석과 2석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농어촌 지역구 배려를 위해 충청지역 의석까지 1석 줄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지역 대결구도의 불을 지폈다.특히 충청지역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충청은 충북에서 1석이 줄지만 대전에서 1석이 늘고 충남은 변화가 없어 그동안 가급적 말을 아꼈다. 하지만 영호남 지역구 사정 때문에 충청에서 오히려 1석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할 상황이 아니다.이장우 새누리당 의원(대전 동)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충청 인구가 호남 보다 많지만 의석수는 5석이나 적다"면서 "인구편차대로 획정한다면 이 같은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국회의원들은 현행법상 예외금지가 된 자치구·시·군 분할 금지 원칙의 예외를 확대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역별로 나눠져 있는 현행 숫자를 가급적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 같은 지역 회동은 당분간 활성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한 충청지역 의원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모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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