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시엔 배당금 고정에도 배당수익률 올라가묻지마 고배당주 투자는 손실위험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가을엔 배당주 투자'라는 계절성과 불안한 투자심리로 인해 최근 배당주펀드 설정액이 급격히 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방식은 역으로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배당주펀드 설정액은 5조5719억원으로 전월대비 1500억원 정도 늘어났다. 올초 5조6047억원에 달했던 배당주펀드 설정액은 4월 4조9297억원까지 내려갔다가 5월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는 등 지난달 대비 투자환경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배당주로 향하고 있다. 배당주 투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 어느 배당주에 투자할지 선택하기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고배당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배당수익률만으로 따지다가는 오히려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배당수익률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배당금이 현재 주가 대비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배당금이 높은 종목들의 배당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배당주투자의 주요 기준 중 하나로 쓰인다. 그러나 배당수익률은 배당금이 고정된 상황에서 주가가 움직여도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배당수익률 계산의 분모가 되는 주가가 상승하면 전년도와 같은 배당을 해도 올해 배당수익률이 낮아지며, 반대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같은 배당금을 지급해도 배당수익률은 올라가게 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주투자 이후 배당금은 전년대비 고정되고 주가는 추가 하락할 경우 배당수익률은 높아지겠지만 주주에게는 오히려 손실을 안겨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증시에서는 배당주 투자를 할만한 종목 자체가 적기 때문에 전략이 다채로워지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증시에서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종목들 중 최근 5년간 3회 이상 배당을 실시한 종목은 총 568종목 정도로 전체 1026개 종목 중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중에서도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평균 3.5% 이상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54개에 불과하다. 투자자입장에서 전통적 고배당주만 믿고 있기보다는 선별적인 투자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보다는 앞으로 실제 배당금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성장성 약화로 차익실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주주친화적 재무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할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 종목들이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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