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임금협상을 속속 마무리 지으면서 현대중공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다른 조선사들이 노사 간 양보와 타협을 통해 파업 없이 임협을 끝낸데 반해 현대중공업은 조금의 진전도 보이고 있지 않아서다. 서로가 양보 없는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가면서 내부는 물론 업계 전반의 피로도까지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이날 임금 동결을 골자로 하는 임협을 타결했다. 지난 22일 잠정 합의된 교섭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과반 이상이 찬성쪽에 힘을 실어준 결과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조합원 7101명 중 6865명이 투표에 참여, 이중 63.2%인 4340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역시 19년 연속 무파업으로 임협으로 마무리지었다. 찬반 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2812명 가운데 2710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1603명(투표자 대비 59.2%)의 찬성으로 교섭안이 가결됐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삼성중공업 노사가 기본급 0.5% 인상과 임금타결 격려금 150만원 등을 골자로 한 임협을 타결했다. 삼성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까지 임협을 끝내면서 국내 조선 '빅3' 중에서는 현대중공업만 남았다. 이밖에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등 중형 조선사들도 일찌감치 임협을 끝냈다. 삼성중공업을 제외하면 임협을 마친 조선사 모두 올해 기본급을 동결했다. 성과금으로 분류되는 수당들도 그 규모가 크게 줄었다. 대우조선해양만 하더라도 2009년 이후 6년 만에 기본급을 동결했다. 성과금 역시 지난해 500%(기본급 대비)에서 올해 300%로 축소됐다. 이마저도 50%는 자사주로 지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을 비롯해 회사 상황이 예년만큼 좋지 않다는데 노조 역시 공감한 것"이라며 "고통을 분담해달라는 사측의 요청에 노조가 양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임협을 타결한 현대미포조선 역시 "어려운 경영환경을 우선 극복하자는 공감대가 있었기에 원만한 타결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23일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추석 전 타결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사측은 조선업 경기 불황과 실적 악화를 이유로 임금 동결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다 결국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이런 모습들이 조선업계 전반의 이미지로 인식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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