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민간 자금을 활용해 임대주택을 짓는 ‘서울리츠’ 사업이 1호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주민 반대가 주된 이유여서 앞으로도 험로가 예상된다. 23일 서울시SH공사와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은평뉴타운 내 SH공사 소유 부지에 내년 2월 1117가구 규모로 착공하려 했던 서울리츠 시범사업이 주민 반대 때문에 내년 상반기 내로 착공 예정 시기가 조정됐다.서울리츠는 SH공사가 자본금을 출자해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를 설립하고 민간 자금 투자를 받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하면서 임대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은평뉴타운 내 대상지 인근 주민들은 임대주택이 아닌 공원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절충안으로 임대주택과 공원을 절반 정도 비율로 함께 조성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주민들은 임대주택이 들어설 경우 조망권을 침해받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H공사는 이미 공원 면적만큼 줄어드는 임대주택 물량을 벌충하기 위해 은평뉴타운 안팎으로 대체 부지를 물색 중이다. 서울시는 서울리츠를 통해 2018년까지 2만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으나 이처럼 주민 반대가 곳곳에서 불거지면 사업 진척이 쉽지 않을 수 있다. SH공사는 1호 사업 외에도 영등포구 시유지(450가구), 양천구 소재 SH공사 장기 미매각 부지(392가구), 강남구 민간기업 부지(374가구)에 2~4호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 중 강남구 부지와 인접한 수서역 주변 공영주차장에 행복주택(대학생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지으려던 서울시의 계획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근 주민들과 강남구가 반대하기 때문이다. 은평뉴타운 서울리츠 사업타당성과 출자 시행 동의안은 서울시가 지난 6월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계류 중이다. 서울리츠는 각 사업마다 시의회의 동의를 필수적으로 얻어야 한다.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하면 시의회 입장에서도 쉽사리 동의해주기가 어렵다. 사업 진척이 더딜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민간 투자를 유치한다는 취지도 희석되고 있다. 은평뉴타운 리츠 시범사업의 경우 598억원의 출자금 중 80.1%인 479억원을 시민 등 민간에게 우선주로 모집하고, 나머지 119억원을 SH공사가 출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리츠 인가권을 가진 국토교통부가 서울리츠 사업 모델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초기에는 민간 출자 대신 국토부가 직접 투자키로 했다. 민간 투자자 모집은 건설과 입주자 모집이 완료된 이후 증자나 국토부 지분 매입 방식으로 실시하는데 애초에 계획했던 479억원의 절반정도 규모에 그칠 것으로 SH공사는 보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시범사업에 대한 민간 투자의 시기가 늦춰지는 것일 뿐 큰 틀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투자액은 당초 계획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